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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Sep 01. 2017

금빛으로 변하는 순간, 그 찰나의 시간 '서귀포'

 제주올레 6코스, 외돌개, 황우지 해안, 정방폭포, 소천지, 제지기오름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제주로 가는 길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비행기 길이 매번 다르다. 

바다를 경유해서 가는 길일 때가 풍광이 제일 좋은데 그다음은 해와 구름이 만들어 내는 쇼의 향연이다. 

단순한 두 개의 소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력에는 한계가 없다. 

그들이 맞붙으면 못 만들어낼 게 없는 붓과 물감이고 흙과 조각칼이다.  





예전에 유명했던 터미널 가는 100번 버스는 없어지고, 465-2를 타려 했으나 이제 막 8월 26일부터 제주 버스 전면 개편으로 제주시에서 인원들이 나와서 안내해줘 290-2를 타고 터미널에서 281을 타고 올레길 6코스를 역으로 돌기 위해 '외돌개'로 향한다 

'외돌개'에서 해맑게 밝은 모습을 스케치하고, 사람들의 기념촬영 대신 나의 기념촬영은 '외돌개' 대상에 대한 탐구다. '외돌개'의 강인한 선과 스타의식에 주변 등장인물은 자연스레 조연급들이 된다.  '황우지 해안'을 멀찌감치서 바라보며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바다 풀장에서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이들을 보며 간접적으로 시원함을 느끼고, 12 동굴을 지나며 그들의 방패가 되고 곡괭이가 되었던 일재의 뼈아픈 잔재를 상기한다. 



'삼매봉' 입구에서 오르며 올초 아픈 다리로 '삼매봉'에 기어오른 일을 생각하면서 '그때의 삼매봉'과 '지금의 삼매봉'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모든 것이 상황에 따라 다르고 변하고 변덕이다. 

역시나 나무들에 가려 반쯤 잘린 아쉬운 듯한 풍광을 바라보며 내려간다. '삼매봉 팔각정'이 삼층이라면 전망도 시원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텐데 아마 너무 많은 이들이 찾을까 봐 겁을 내는 듯하다. 

오름을 내려와 시공 원입 출구에서 배 모양 전시관에서 도예전시도 보고 지역작가의 설치미술도 본다. 

'천지연 폭포'가 조금 멀리서 하지만 시원하게 보이는 포인트에서 한라산과 함께 한컷에 담아 넣으며 정말 좋은 사진 포인트라 생각한다. '유토피아 길'을 따라 남국의 정취를 느끼며 걷는다.



  '제주올레 사무국'에 들러 문의한 다음 '서귀포 올레시장'에서 '상외떡'이라는 전통 떡을 먹으며, 시장 구경을 한다. 맛은 그닥이라 아마 과거에 허기를 달래기 위해 먹은 떡인 듯하다. 시장은 평일 낮시간이라 조용하지만 나름의 활기가 있다. '이중섭 생가'와 '서귀진성'을 지나 솔빛 마을길을 따라 '자구리 공원'에서 바다를 잠깐 만끽한다.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은 공원이다. 

전시장을 지나 벽화들로 꾸며진 '소암기념관' 근처 벽화 미술품을 인상 깊게 본다. 

유독 힘 있는 벽화 그림 하나가 시선을 잡아 놓칠 않는다. 

'서북 전시관'은 진시황제가 불로초를 구하러 신하들을 보내는데 '서북'이란 자가 그중 한 곳인 제주 금당포 조천읍에 상륙하면서  '영지버섯''시로미' '금광초''옥 지지'등의 불로초를 찾은 그 부분을 역사적으로 남긴 곳에 유래한다고 한다. 

'정방폭포'에 들어가 기다란 물줄기가 뿜어내는 시원함도 본다. 폭포 근처 아래 있으니 에어컨이 필요 없다. 

길 따라 동네분들이 멱감는 '소정방폭포'도 즐긴다



검은 바위들 있는 '검은여'를 지나'보목 하수처리장'에서 길을 잃었다 다시 찾는다. 

사진 하시는 분들께 유명한 '소천지'에서 한라산 사진을 찍어보지만 희미해 흉내만 조금 낸다.

'구두미 포구'에서 바라보는'섶섬'의 모습과 '서귀포 저녁노을'은 마치 금 조각이 묻어 있는 것 같다. 

찰나의 순간 사라지고 마는 금 조각이 지구 상의 아름다운 자연에 묻어 그 빛을 발하는데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듯 아름다워 할 수만 있다면 정지상태로 멈추게 하고 싶다. 

'보목포구'에 이르러 그 금빛이 절정에 달하고, 조금씩 어둠이 찾아와 발걸음이 빨라진다.




어둑해질 무렵 제지기 오름 입구 즈음에 올라가기를 포기한 일행이 되돌아온다. 

'제지기오름'이 그리 높지 않아 보여 어둠에 묻혀 정상에 도달하는데 올라가는 길은 희미한 led불빛이 있어 어렵지는 않다. 정상에 올라 한 바퀴 돌며 내려다보니 '서귀포 쪽 야경'이 아름답다.

조금 헤매며 하산하는 길을 찾아 밤 해안가를 걷는다. 

바다에는 어선들이 불을 밝히고 있고, '게우지코지'와 '모자바위'를 지나 '쇠소깍의 야경'이 나를 반긴다.  

520번을 타려 했는데 홍길동처럼 620번이 갑자기 나타나 경유해서 510번을 갈아타고 서귀포로 간다. 

버스노선이 바뀌니 제주가 새로운 도시 같다.  



201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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