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Sep 28. 2018

바다내음 없는 울릉도와 독도, 신들의 섬

강릉 커피거리 안목항, 봉래폭포, 풍혈, 오징어내장탕, 어택캠프, 멀미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캄보디아'를 다녀온 여독이 풀리자 아까운 긴 추석 연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울릉도, 독도'를 가기로 맘먹고 밤 버스를 탄다. 

이른 새벽 도착한 강릉 시내를 산책한다. 

사실 강릉은 10여 년 전에 왔던 곳인데 그때에 비해 많이 달라진 것 같진 않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신경 쓰이는 정도....

도심을 거쳐 호젓한 '송정해변', 강릉 커피거리가 있는 '안목해변'을 거닐다 '죽도봉'을 넘어 '솔바람다리'에서 '남대천'과 '동해 바다'가 만나는 앙상블을 본다. 

시원한 물줄기가 새벽안개와 함께 끊이지 않고 흐른다. 

낚시하는 아저씨께 여쭤보니 여기서 '농어'가 나온단다 '죽도봉'을 돌아 '강릉항 여객터미널'에 도착해 어스름 동이 터오는 걸 느끼며 배에 탄다.





대학교 졸업여행 때 가서 교수님과 술만 먹다 온 '울릉도'를 이번에는 자세히 보고 꼼꼼히 스케치도 하리라 생각한다. 

그때 멀미가 심했던걸 생각하고 멀미약을 챙겨 먹으니 배에 타자마자 눈이 스르르 감기며 3시간쯤 지나 비몽사몽 섬이 보이기 시작한다. 

물이 맑아서인지 짠 바다내음도 나지 않는다. 

섬에 내리자 사진을 찍고, 매표소에서 바로 있는 11시 독도행 배를 끊는다.  

여기까지 와서 둘러보지 못하고 가면 후회할 것 같고, 내일과 모레 기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갈 수 있을 때 가야겠다 싶어서이기도 하다. 

올 때처럼 눈을 감고 독도에 대해 알아보는데 아까보다 배가 더욱 출렁거리며 멀미를 유발한다. 

방송에 20여분 섬에 머무를 꺼란 안내가 나온다. 

스케치는커녕 둘러보기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접안하자마자 자리를 잡고 대략 모양만 그리기 시작한다. 

무언가 신들이 살 것 같은 독도는 종교와도 같은 뜨거운 무엇이 차오르게 한다. 

그런 뜨거운 독도를 그리자니 붓이 날아다니며 느낌을 낸다.

15분 정도에 끝낸 그림을 들고 급히 배에 탄다. 








다시 '울릉도'에 도착하자마자 '어택캠프'에 숙소를 잡고 '봉래폭포'로 걸어간다. 

차 시간이 한 시간에 한대여서 걸어가는 게 더 빠를 때도 있다. 

울릉도 집들은 시멘트 튼튼한 집들이 많아졌지만 사이사이 옛날 정취가 남아있는 아름다운 공간들도 존재한다. 오징어 말리는 시설이 예전에는 집집마다 옥상마다 있었으나 지금은 다르게 건조하나 보다. 

몇 개 찾아보기가 힘들다. 

걸어서 커다란 나무가 있는'관매정'을 끼고 올라가 저동의 아름다운 풍광을 내려다보며 임도길에서 점점 산길을 접어든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걸어가니 '풍혈'이 걷느라 더운 땀을 식혀준다. 

어떻게 이렇게 시원한 바람이 돌더미에서 나올 수 있을까 감탄하다가 서둘러 오른다. 

'산림욕장'에 약수가 나와 목도 축이고 피톤치드가 신선한 그 숲 속 '봉래폭포'로 이동한다. 

아름답고 깨끗한 폭포를 보자 자연스럽게 스케치북이 펼쳐진다. 이 물이 울릉도 도민과 관광객의 식수가 된다니 더 조심스러워진다. 














천천히 내려와 추천받은 '정애네 식당'에 먹으러 가니 단체손님이 줄을 지어 너무 많아 건너에 허영만 작가님이 추천하는 '명가네'에서 '오징어 내장탕'을 시킨다. 

이 동네 식당 메뉴는 비슷하다.  '홍합밥', '따개비밥', '오징어내장탕' 세 가지 메뉴, 맛과 재료에 차이가 있을 뿐.... 주방에서 내장탕을 뚝배기에 올리기 번잡하니 정식을 먹으라고 추천하셔서 정식으로 먹는다. 

오징어 내장탕은 맑은 국에 콩나물과 같이 끓여 시원한 맛을 낸 국이다. 

조미료를 많이 쓰지 않는 음식 맛에 허영만 작가님이 위안을 받으신 것 아닐까 나름 유추해 본다.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 편의점에 들려 '호박 막걸리'를 사서 숙소에 들어가는데 여성분들 세분이 식사를 하고 계신다. 막걸리도 한병 다 못 먹을듯해서 혹시나 드실지 여쭤보다 합석하고 울릉도 정보를 얻고 브런치 구독자도 생긴다. 

나중에 오신 한분까지 모두 네 분 오늘 모두 '성인봉'에 다녀오신 분들이다. 

모두들 추석 잔소리를 피해 피난 오신 듯한데 입담들이 장난 아니다. 

한두 시간 많은 정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할애해 주신 성인봉 어벤저스 네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오징어 회 제가 마지막에 비벼 먹은 거 너무 꿀맛이었어요!" 


2018.09.23


https://brunch.co.kr/@2691999/28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