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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Oct 01. 2018

울릉도 태하전망대, 남양 국수 바위 그리고 시원한 물회

성하신당, 대풍감, 태하 해안산책로, 섬 게스트하우스, 태하등대, 저동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욕심이 생겼다. 



마음을 비우고 마지막 날은 여유롭게 보내야지 맘먹었는데 어제 창밖으로 본 아름다운 풍광들은 절제할 수 없는 욕심만 만들어낸다. 

어제저녁 모임에 만들어진 식구들이 새벽에 '성인봉'으로 가기 위해 결성되어 새벽 내내 분주하다. 

배웅을 하고 아침으로 사발면을 먹으며 어벤저스 한분과 오늘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 가기로 한 일정을 이야기하다 내가 '태하마을'을 들리지 않았단 이야기를 듣고 거길 먼저 다녀오라고 조언해 주시는 바람에 동선이 엇갈린다. 

하지만, 어제 보았던 '남양'과 '태하'를 들리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이야기를 마치자마자 3분 만에 짐을 들쳐 매고 태하로 이동한다. 

버스에서 뒤적거리다 보니 열심히 적었던 '태하'와 '남양' '저동'에 대한 정보를 놓고 왔다. 

고맙게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셔서 정보를 토대로 움직인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있는 '성하신당'에 들려 샘물을 마시고 성하신당의 유래를 읽는다. 


"1417년 안무사 김인우가 동남동녀를 남기고 가라는 해신의 꿈을 꾸고 풍랑이 잦아들지 않자 동남동녀에게 지필묵을 가져오라 시키고 그대로 섬에 남기자 풍랑이 잦아들었다는 나중에 알아보니 둘이 백골이 되어 바다를 바라보며 죽어있어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당이었다."


 '태하 해안산책로'로 둘러서 가다가 전망대에 올라서니 물색이 너무 아름답다.

내려오다 대한민국 10 절경 중 하나인 '대풍감'이 어디 있는지 낚시하시는 분께 여쭤보니 등대에서만 보인단다. 옛날 배들이 바람을 피해 정박하던 곳이란다. 

서둘러 등대로 가는 모노레일로 움직인다. 

시간이 15분 정도 후 출발이라 서둘러 뜨거운 물을 부탁해서 간단히 사발면을 먹고, 올라가는데 당분간 '대풍감'은 전망대가 공사라 볼 수가 없단다. 

기대 없이 올라갔는데 '향목 전망대' 가 있는 등대로 가자 오른쪽엔 '송곳산' '노인봉' '코끼리 바위' 형언할 수 없는 모습으로 '웅웅'거리고 있고, 중앙으로는 나무 사이에  '대풍감 기암절벽'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전망대'를 공사하고 있어 내년 4월 정도부터 오픈한다니 참조하시라. 

시간이 넉넉지 않아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한 바퀴 돌아 내려간다. 

'향나무'가 많지 않아 의문을 가졌다가 보니 큰 불이 나서 모두 타고, 향냄새가 강원도까지 퍼졌다는 이야기가 있단다.  

1시 30분에 남양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 조금 천천히 아까와 다른 길로 올라간다. 

벽화가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고, '작은 구멍가게'와 '하나로 마트'를 지나 바로 가서 '향나무'를 지나쳐 '섬 게스트하우스'를 지나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앞 시내에 있는 다리를 건너가니 기암절벽의 아름다운 풍광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다음에 다시 방문해 그리기로 마음먹고 바로 온 버스를 타고 '남양'으로 간다. 
























기이한 산세들이 아름다워 감탄하다가 시냇가를 따라 걸어간다. 배 시간을 고려하면 한 시간 남짓밖에 없어서 무얼 그릴까 고민하다 앉아 계시는 할머니 두 분께 어느 산이 제일 아름답냐고 여쭤뵈니 '국수산'이 방송국에서 찍어가서 예쁘다고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보면 잘 보인다고 이야기해주신다. 

그곳에서 한 시간 열심히 산을 그리고 달려서 시간 맞춰 버스를 맞는다. 

그런데 버스는 초만원 간신히 탈 수 있으려나 싶은데 버스가 한 시간에 한대 텀으로 있어서인지 억지로라도 태우신다.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에 테트 리스하듯 비켜줬다 채웠다를 반복하길 45분 갈아타지 않고 바로 '저동항'에  도착한다. 

터미널에 들어서자 전화가 온다. 

배 회사에서 온 전화다. 


''오늘 예약하셨는데 나가실 예정이신지요? ''


오늘 포항과 울진은 배가 못 떠서 강릉행이 초만원을 예상해서인지 여객터미널은 복잡하다. 

줄을 서서 표를 끊고, 35분쯤 시간이 남자 그대로 달려가 '촛대바위' 건너편 첫 들머리 '일번지 횟집'  물회를 주문하고 나오자마자 먹는다. 

물회 맛이 꿀처럼 녹는다. 

이쪽 물회는 물을 많이 넣진 않는단다. 
















같은 행선지인  어벤저스 일원을 만나 승선한다. 

해는 지고, 배는 뜨고, 멀미약을 먹었더니 수면제처럼 잠이 온다. 


"여보세요!!!!!" 


배 안에 사람들이 모두 놀라 잠이 깬다. 

'누군가 넘어지는 척 성추행을 했나?' 지나가던 아저씨가 사과를 한다. 


"죄송해요.... 배가 흔들려서... 아이가 토를 해서"  


그런 핑계로 어디를 만졌나?


"깜짝 놀랐잖아요!!!!"

"죄송해요... 배가 흔들려서 의자를 잡았어요.."


잠만 깼다. 

당신 때문에 멀미로부터 피해있던 내 멘틀을 비롯한 300여 명의 잠만 깼다. 

그럴 땐 조용히 사과받길 추천한다.... 

아 조금씩 울렁거린다. 

잠이 깨면 강릉인 내 완벽한 시나리오는 물 건너갔다. 

하지만 울릉도에서의 달콤한 시간은 여느 여행 못지않게 달콤한 호박엿 맛이었다.  




2018.09.26


https://brunch.co.kr/@2691999/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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