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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Dec 07. 2018

폐부를 깊숙이 찌르는 차가운 공기의 맛 제주도 '한라산

꿰매고 한라산, 성판악, 사라오름, 진달래밭 대피소, 백록담, 관음사

http://cafe.naver.com/hongikgaepo




긴장됐는지 아니면 새벽을 깨우는 모기 한 마리 때문인지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뜨거운 물을 챙기고 단골 식당에서 미역국을 먹는다.  

281번 '성판악'으로 가는 첫 버스는 구터미널 앞에서 6시에 있다. 

근처 편의점에서 부식을 챙기고 차는 새벽을 가른다. 

성판악에서 6시 50 출발 어둠을 향해 걷는다. 

폐부를 깊숙이 찌르는 차가운 공기의 맛이 정말 좋다. 

낙엽과 이끼 냄새도 향기롭고, 딱따구리의 둔탁한 경쾌한 소리도 좋다. 

삼나무 숲의 피톤치드를 느끼며 1시간 30분 정도 걸려 '속밭대피소'에 도착한다. 

화장실이 리모델링되어 더욱 쾌적하다. 




'쌍샘'은 물이 말라서인가 없고, 조금 더 가서 '사라오름 산정호수'에 오른다. 

원래 진짜 아름다운 모습은 눈 왔을 때 상고대 핀 모습이지만 같이 오기로 했던 형님께 보여주고 싶어 늦가을 '사라오름'을 올라본다. 

물이 말라 있어 서리와 얼음조각이 뒹굴고 바삭한 숲의 향기에 기대게 된다. 

'산정호수 전망대'에서 '구상나무 군락지'와 함께 '동능 한라산 정상'을 바라보다 내려간다. 

사라오름은 왕복 40여분 생각하면 전망대까지 관람 가능하다. 

다시 한라산 백록담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나무 위로 '겨우살이'들이 겨울 채비한다. 

다음 대피소까지 40여분 오르니 고목들이 나타나고 깔딱 고개 같은 계단을 오르니 '진달래밭 대피소'가 나온다. 사발면을 꺼내는데 기압 때문에 빵빵해져 있다. 

일찍 식사하고 햇볕을 쬔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쬐는 햇볕이 제주에서 젤 따뜻하다. 

여기서부터 계속 계단길인데 아까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사발면이 생각나면서 이마가 간질 하다. 

고도가 올라가면 꿰맨 자국도 터지나? 고민스럽기도 하고....

잠시 그 생각을 잊게 '구상나무 주목 군락지'가 정말 아름답다. 

사진을 찍다 보니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게 올라간 백록담이 있는 한라산 정상(1947m) 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이마를 만져보니 다행히 터지진 않았다. 

정상에서 30여분 만끽하고 '관음사코스'로 10여분 내려오다 파노라마로 보이는 '백록담'에서 '한라산 능선'까지가 너무 아름답다. 잠깐 한쪽에 서서 스케치를 하니 시간이 2시 30분, 서둘러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 하나하나가 아름답지만 태양의 역광으로 보이지 않아 위에서 그리길 잘했다 싶다.
















'헬기장'까지 내려와 역광의 검은 봉우리들 파노라마를 보다가 '용진각 대피소터'로 내려온다. 

거기서 보는 쭉 둘러 보이는 풍광도 너무 아름답다. 

'용진각 현수교' 건너 '샘물'에 삼각김밥 한입 베어 물으니 꿀인지 밥인지 알 수 없다. 

'삼각봉 대피소'까지 낙석위험구간이라 조심조심 움직여 가니 대피소 직원이 늦었다며 서둘러 가라고 성화다. 스틱을 이용해 가니 무릎에 무리도 가지 않고 마치 거미가 여러 발로 걷듯 성큼성큼 가게 된다. 

위에는 내리막이라 3시간 걸린다는 걸 두 시간에 내려왔다. 

'탐라계곡 목교'로부터 한 시간쯤 내려가면 입구라는데  밑에는 평지라 시간 단축이 되지 않는다. 

물이 고여 있는 곳에 마치 검은 기름인 듯 검은 유리인 듯 숲이 투영되어 보이는데 다른 세계가 보이는 유리창 같다. 

더 내려오니 커다란 굴이 나온다. 

'구린굴' 은 문헌에 석빙고로 이용된 걸로 추정된단다. 

늦가을 묵직한 색깔의 산은 이제 하얀 눈 세상을 만들기 위해 준비를 하는 듯 보였다.  

'관음사 입구'에서 내려오니 5시 50분, 막차는 7시 50까지 있단다. 

돌아와 용이 집에서 식사를 하고 하루를 정리한다.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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