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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pr 16. 2019

봄색 가득한 섬 신도, 시도, 모도 그리고 강화도 비경

섬 여행, 서해 섬, 서해 해수욕장, 봄산, 구봉산, 해안 누리길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비가 내린다. 

배를 타고 가는데 오늘 비 때문인지 사람이 없다. 

평소 봄 섬을 느끼려는 수십여 명의 사람들이 매일 같이 찾던 배였는데 사람이 없다. 

덕분에 느끼는 호젓함은 나를 흙이 되게 하고 물이 되게 하고 바람이 되게 한다. 

일렁이는 바닷바람도 거세고 빗줄기도 굵어진다. 

오늘 배가 오후에 없을 수 도 있다는 그래서 꼭 체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 반 신선함 반으로 시작한다. 우산을 받쳐 들고 마을을 지나 '구봉정' 방향으로 가는 임도 길에 이르자 촉촉한 기운을 돋아주는 비가 흙냄새, 낙엽 냄새, 풀냄새를 일군다. 

길 양옆으론 이제 막 봄이 도착했는지 나무 끝마다 뾰족한 새순들이 생겨나고 있고, 그 나무에 옹글 옹글 빗방울이 매달려 있다. 

'산벚꽃'은 이제 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개나리 진달래가 양옆으로 어색하지 않을 정도만 사열해 있다. 

'구봉정'에 다다르니 비안개에 가리어진 '인천공항'과 '영종도'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고, 아침 일찍 움직인 덕에 허기를 달래기 위해 사발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비 오는 날은 국물이 최고다. 

구봉산 정상에 올라 인증샷을 찍고, 내려가는데 여러 번 왔던 곳이라 거리가 짧게 느껴진다. 

'성지 약수터'에 가기 전 '진달래'와 '개나리'가 아름답게 피어있고 멀리 '신도시도 연륙교'가 보여 그릴까 하다가 바닷가로 내려가기로 한다. 

예전에 마을을 그렸던 길은 포장되고 나무가 심어져 시원한 풍광을 그릴 수 없게 되었지만 그나마 천천히 변해가는 이곳이다. 

내려오자마자 비는 그치고 햇살이 나온다.

바다와 뻘 너머로  봄빛 '시도'가 아름다워 '신도 시도 연륙교'와 함께 스케치를 한다. 












다리 건너 방파제를 따라 걸으면 '해당화'가 아직 피진 않았지만 무성히 서식하고 있는 '해당화길'이다.

방파제가 염전과 함께 끝나는 건너편 '개질'이라 불리는 기암괴석 해변을 걸으며 아름다운 돌을 보고 생굴을 먹고, '수기해수욕장' 편안한 모래사장 그늘막에서 시원한 막걸리와 점심을 먹는다. 

약간의 여유를 갖고 바다를 바라보니 '강화도'의 '마니산'과 '동막해수욕장' '동검도'가 신기루처럼 보인다. 

선착장에 전화를 하니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안내 방송을 통해 오늘 배는 다행히 뜬다고 한다. 

해변의 끝에서 산을 올라 '수기 전망대'에서 너른 서해 바다와 전망 데크를 즐기고 '시도'를 가로질러 심장부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방향을 지나 일제시대에도 있었을 법한 옛 건물 옛날 집을 지난다. 

몇 년 전에도 있던 모습 그대로 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아 마을을 지나 옛날부터 무성한 소문이 많았던 '공동묘지 길'을 넘어 '모도'를 바라보며 내려온다. 

'시도 모도 연륙교' 바로 앞에 있는 '노루 메기'까지 도착한다. 

거기서 보니 방파제 있는 곳에 대한 설명이 재미있다. 

'시도 해수욕장'이 있던 자리로 인천의 3대 해수욕장에 들 정도로 인기 있었으나 무너지고 나서 지금의 방파제만 남았다고 한다. 

'시도 모도 연륙교'를 넘어 '모도리 소공원'에 도착,  따뜻한 햇살을 내리쬐며 '신도 선착장'으로 가는 섬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해는 쨍한데 바람이 많이 불어 배가 선착장에 대지 못하길 여러 번 배를 한 바퀴 돌려 간신히 대고서야 배에 올라선다. 

간신히 육지로 도착한 뒤 '운서역'에서 서울로 오는 공항철도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서해는 물이 깨끗해 보이지 않아 사람들이 덜 찾을 것 같지만 의외로 삶의 공간과 연결된 많은 재미있는 것들이 나오는 '보물상자' 같은 곳이다.

가끔 잊어버릴 때쯤 찾아가면 거의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는 곳이다.

 다음엔 '모도'에서 시작해 다른 루트로 여행해 봐야겠다.   





20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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