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Jun 16. 2020

오봉의 아름다운 북한산 둘레길 21길 우이령길 스케치

북한산, 우이령길 예약, 우이동, 오봉산, 어반스케치, 스케치, 동양화

 https://reservation.knps.or.kr/m/main.action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어젯밤 비가 와서 100년 만에 더워진 늦봄을 식혀준다.

아침 공기가 다시 예년 기온을 되찾은 듯하다. 경전철 '북한산 우이 역'에 내려 북한산 인수봉에 감탄하고 오봉이 있는 우이령 방향으로 움직인다.

'우이령길' 은 '북한산'과 '도봉산'을 가르는 길인데 올라가는 길은 두 갈래다.

조용한 길인 왼쪽 길과 식당과 계곡이 있는 오른쪽 길로 나누어진다.

초행길이라 상가가 있더라도 계곡이 있는 오른쪽 길을 선택해 간다.

상가들이 있어도 따닥따닥 우후죽순 몰려있는 게 아니라 띄엄띄엄 있는 데다 계곡의 정취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게 오른다.

역에서 '우이 탐방지원소'까지는 2킬로 정도 거리가 있는 데다 서서히 오르막으로 오르고 있어 여유 있게 1시간은 잡고 가는 게 좋다.

드디어 나타난 '우이 탐방지원센터'에서 미리 예약해둔 QR코드를 찍고 입구를 들어선다.

반대편 '교현 탐방지원센터' 부근은 상가가 별로 없고 외진 곳이라 일반적으론 교현리에서 시작해 우이에서 끝을 내는 길인 듯 보인다.





시작부터 조금 피곤해 입구에서 구입한 김밥을 풀어 먹는데 어디선가 유기견으로 보이는 엄마와 아이들 강아지 세 마리가 나타나 알짱거리길래 김밥은 다 먹어 반찬으로 받은 단무지를 바위 위에 올려주니 엄마가 냄새를 맡고 아이들이 단무지를 허겁지겁 먹는다.


' 아! 엄마가 독이 있는지 체크하면 아이들이 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밥으로 조금 양이 모자라자 빵을 하나 먹으려다 3분의 일쯤 떼어 다시 바위 위에 올려주자 어미개가 다가온다.


'또 냄새를 맡고 아이들에게 주겠구나'


어미개는 1초의 고민도 없이 입에 넣어버린다.

아이 개들은 그런 어미를 바라보다 입맛만 다시고 있다.


'아! 내가 소설을 쓰고 있었구나'


생존의 세계는 리얼하다.

따뜻한 소설은 동화책에서나 자주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다시 길을 나서 흙으로 된 길을 걷는다.

이곳은 1969년 1월 21일 대통령을 노린 간첩 김신조 사건으로 통제된 길이었다가

최근 다시 500명의 제한된 인원만 미리 예약 시  9시 ~ 4시까지 탐방이 허락된 곳이다.

안보에 대해도 신경 써야만 하는 곳이었는데 현재는 생태에 더 신경 쓰는 오래된 길이다.  

조금 더 나아가 화장실과 광장이 나오고 오봉이 보이는 울창한 숲에서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다.

길에 잠시 앉아 먹으로 오봉을 그리고 있자니 여기가 어디 외국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

실제로 봤던 시드니의 '블루마운틴'보다 양주의 '오봉산'이 더욱 아름답다고 주관적인 생각을 펼쳐본다.





 




'오봉전망대'는 전방 50미터 앞에 있어 전망하고 내용을 보니

' 원님에게 딸이 있었는데 딸과 결혼하고픈 다섯 총각 중 누가 더 힘이 센지 대결하기 위해 바위를 멀리 던지기 시합을 해 현재 자리 오봉 위에 바위가 하나씩 얹히게 되었다'

는 전설이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빗물과 풍화로 인하여 상단부가 깎이다가 분리되는 '토르'라는 현상이란다.


길을 나서 계곡 따라 예비군훈련장을 거쳐 석굴암 삼거리에 멈춰 '석굴암'을 오르기로 한다.

석굴암은 삼거리로부터 여유 있게 30여분 걸리는 5봉의 첫 번째 산 봉우리 밑에 위치해 이 길에 걷는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길의 두 번째 아름다움은 석굴암을 바라보는 풍경이니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꼭 들려보길 바란다.  

오르막을 따라 오르고 올라 '양주 오봉산 석굴암'이라는 간판을 만나면 일주문이 나오는데 거기서부터 올려다보는 절의 모습은 참 기세가 쎄 보인다.

차로 가더라도 힘센 친구 아니면 오르기 힘들어 보인다.

제일 높이 위치한 '칠선각'에서 산세를 바라보고 바로 밑에 있는 '석굴암'에서 기도드리는 불자들의 기도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내려온다.

삼거리에서 '교현 탐방 지원소'까지는 2.5킬로 정도 걸린다.

계곡을 따라가긴 하나 계곡이 잘 보이진 않는 연둣빛 청량한 여름 길을 40여분 만에 달려 정해진 4시를 10분 넘겨 교현탐방센터에 도착한다.  

계곡에 발이라고 담그며 마무리하고 싶다면 오늘 내가 걷는 길 반대로 다시 걸어 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2020, 06, 14

이전 04화 북한산 둘레길 6코스 평창동 피아노에서 어반 스케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