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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서둘러 간다.
남북 분단의 상징이기도 하고 통일의 염원이기도 한 '임진각'에 가는 날이기 때문에 너무 늦으면 안 될 것 같아 서둘러 '문산역'으로 출발한다.
'문산역'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어제 내렸던 곳의 반대쪽으로 타는 게 아니라 내린 곳에서 타야 '서정리 시장'으로 간다. 아마 '문산역'이 '회차지점'인가 보다.
'서정리시장'에 내려 시장 안으로 들어가 둘러본다.
조용한 시장이 어째 '교동도'에서 봤던 시장처럼 적극적으로 운영하시지 않는 곳 같지만 모습 하나하나가 50년은 거슬러 올라간 듯 귀중하고 소중하다.
시장을 지나 길 따라간다.
어젯밤에 봤던 공간이 나온다.
낮에 길 따라 그 모습을 다시 담고 '의주길 5코스'를 시작한다.
따뜻한 마을의 풍경이 정겹다.
개발논리로 보면 다른 모습이지만 삶의 이야기로 보면 한없이 정겹다.
길을 따라가다 마을을 세 개쯤 지났나 '화석정 가든'이란 식당이 보이고 거기서 커다란 나무가 있는 길을 올라서니 '화석정' 이 위치하고 있다.
스탬프를 찍고 '화석정'에 오르니 '임진강'이 한눈에 굽이굽이 보인다.
안내문을 보니 날이 좋으면 북한 쪽도 보인다고 한다.
'화석정'은 율곡 이이가 항상 정자를 콩기름으로 반들반들하게 닦으라고 시켰던 곳인데 기둥에 위급한 상황이 생길 때 기둥에 숨겨놓은 편지를 보라 하여 선조가 피난 중 모시던 황희가 그 편지를 읽으니 콩기름을 발랐던 그 화석정을 불태우라고 적혀있어 그 화석정의 불빛 덕분에 피난을 무사히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단다. 스케치를 하려 여장을 펴는데 80세 이상 되어 보이시는 어머님이 말씀을 붙이신다.
본인은 경북 상주에서 오셨는데 아들 따라 여기 왔다고 아들은 일 때문에 여기 사신다고 하신다.
뜬금없지만 '독도'를 독도 예찬을 하신다.
동네분들이 중국이랑 일본 여행을 그렇게도 많이 가지만 '독도'를 잘 개발하면 더 좋을 거란다.
외국 나가지 말고 거길 개발해야 한다고 연설을 하시다 아들과 함께 내려가신다.
스케치를 하고 있는데 할아버님이 손자를 데리고 와 보여주시느라 왔다 갔다 하신다.
시간이 넉넉했음 손자분 얼굴이라도 그려드리고 싶지만 내 코가 석자라 스케치를 빨리 끝내야 한다.
'화석정'에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스케치를 정리한다.
'임진강 나루터'를 지나 조용한 나루터 식당들이 있는 곳을 거쳐 산길로 접어든다.
마지막 오르막길을 힘차게 30여분 오르니 '장산곳 전망대'로 오른다.
그곳에는 텐트를 치고 캠핑의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계시는 백패커들이 여러 커플 보인다. '임진강'과 함께 '초평도'가 보인다.
멀리 북한 쪽 땅도 보이는데 이곳 장산곶 전망대가 문산의 핫플레이스란다.
바라보고 있자니 맘이 편해지지만 시간이 촉박해 둘러보고 다시 내려온다.
주차장으로 내려와 가던 길을 다시 이어 간다.
산길을 내려가며 '장산리'를 따라 가는데 그곳에서 '마정 3리'로 접어든다. '마정리'에 옛집들이 많아 사진을 찍는데 동네 어르신이 왜 사진을 찍냐고 여쭤보셔서 말씀드리니 앞에 있는 오래된 집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다. 그 집은 어머님이 25살 때 시집온 곳이라는데 바깥분은 돌아가셨단다.
아들 며느리가 공무원이시란다.
어머님이 커피를 권하시는데 시간이 늦어 서둘러야 한다고 했더니 아이들 이야기를 꺼내시며 장가 못 갔다고 혼내신다.
길에서 혼만 난다.
마정리를 벗어나 걸어가는데 한 카페에서 한반도 빵을 만들어 판다.
한반도 모양의 빵인데 잘 되었으면 좋겠다.
길을 따라가다 보니 나타나는 '임진강역' 셔터문도 닫혀있어 일찍 운행이 끝났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거기서 걸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나는 '임진각'
처음 와보는 공간인데 무언가 긴장감보다는 기념의 공간 같다.
오른쪽으론 놀이동산이 있고 정면으론 북쪽까지 다녔던 기차의 기관실이 녹슬어 있다.
왼쪽으로 '자유의 다리'가 위치해 있고 밑으론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임진각'으로 되돌아오니 3층으로 전망대로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전망대'로 올라가니 정면에 임진강이 굽이 흐르며 야간 조명등이 켜있다.
어둠 속에 그곳을 한참 쳐다보다가 막차시간이 걱정되어 서둘러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정류장에 적혀있는 시간을 보니 이미 버스는 끊겼고 주변에 연 곳이라곤 카페여서 임진각 카페 사장님께 콜택시 연락처를 얻어 '문산역'으로 돌아간다.
택시로도 15분 정도 요금은 콜비 합쳐서 8600원 정도 나왔으니 '임진각'이 '문산'에서 그렇게 먼 곳은 아닌 것 같다.
택시 아저씨 말씀으론 '임진각' 건너로 마을이 두 개나 더 있기 때문에 사실상 최전선이 아니라 기념을 위한 공간이란다.
혹시나 사진 찍다 총에 맞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던 게 우스워지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 공간으로 하여금 분단이 통일로 이어지는 우리의 염원이 더 커지길 바랄 뿐이다.
2022,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