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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Mar 14. 2016

"무의도"그 이른 봄길을 걸으며.....

소무의도의 황홀한 자태와 덤으로 얻은 봄꽃의 볼빨간 색

http://cafe.naver.com/hongikgaepo

'공항철도'를 이용해야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무의도 이른 봄 산행을 하기 위해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을 경유한 '용유 임시역'으로 출발했다.

아침 일찍 모두들 해외로 지방으로 떠나는데 등산스틱과 가방을 멘 친구와 나는 도착지까지 정치와 사회 이야기를 나누며 지하철을 타고 갔다.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한 열차를 '용유 임시역'까지 갈아타기 위해 안내원에게 문의하니 2015년 작년 중반부터 용유 임시역은 폐쇄되고 위에 올라가서 버스를 타거나 자기 부상 열차를 타고 용유역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자기부상 열차 첫차는 9시 출발, 222번 버스를 타기 위해 공항터미널을 지나쳐 올라가 보니 버스는 9시 20분, 매시 20분마다 출발한단다.  다시 9시에 출발하는 자기부상 열차를 타기 위해 되돌아가서 잠시 대기후 무인 자기부상 열차를 탄다.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레일이 없어 무언가 신기한 기분이다.

용유역에 도착 후 잠시 걸어가며 '잠진도'로 넘어간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며 섬은 안개에 묻혀 아스라한 분위기를 물씬 낸다. 바로 승선표를 쓴 후 배를 탄다. 새우깡에 정신이 팔려있는 갈매기와 사진을 찍으며 배는 10여 분 만에 '무의도'로 도착했다.  

무의도 산행 시작 길은 배에 내리면서 시작한다. 아직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에 질척한 진흙길을 지나 올라가며 사이사이 시야가 터져있는 곳을 통해 바다를 바라보며 이곳이 섬이란 걸 인지한다.

첫 번째 산등성이에 위치한 '당나무'를 바라보며 이곳이 섬사람들의 고단하고 불안한 삶의 위로가 되어준 공간임을 생각한다.

사방에는 오래 자라지 않은 '서어나무'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재미있는 산길의 풍경을 완성시키고 있었다. 언덕을 내려가 다시 오르며 '국사봉'에 오른다. '국사봉'까지 40여분 오르고 내려보니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커피와 쿠키로 잠시 시간을 보내니 안개와 비가 거짓말처럼 거치며 훨씬 또렷하게 보인다. 사진을 찍으며 열심히 걸어 국사봉 너머 '전망대'에  근처에 머물러 식사를 한다. 그곳에서 보는 '전망대'와 '하나개해수욕장'이 아름다워 스케치북을 펼친다. 색을 넣을까 고민하다가 아직 색이 거의 없는 밋밋한 풍경에 인위적인 맛만 가미할 것 같아 먹으로만 담담히 그려 낸다.

'구름다리'를 건너 조금 더 높은 경사를 오르고 오른다.

마치 이 섬에서 제일 높은 곳을 찾아가는 애벌레들처럼 제일 높은 산의 꼭대기로 올라간다. 산의 정상에 다다를수록 산의 아니 섬의 4면이 다 보인다. 마치 파노라마 영화를 보듯,

정상에 오르자 데크가 나타난다. 정상 데크에서 실컷 사진을 찍고서 시간이 넉넉지 않아 하나개 해수욕장은 다음으로 미루고 바로 '소무의도'가 있는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하산하는 길은 그냥 하산이 아니었다.언덕을 내려가다가도 다시 오르고 내려가다 오르기를 여러 차례, 나무 사이로 소무의도와 다리가 가까이 보인다. 산의 허리 부분을 지나쳐 가는데

'휙! 어 이게 뭐지?'

분홍빛 진달래가 수줍은 듯 새색시처럼 봉우리를 모으고 있다.

이 곳이 양지바른 곳이라서 꽃이 몇 송이 일찍 핀듯하다.

하지만 이 꽃은 올해 처음 본 진달래 꽃, 마음이 진달래 분홍 꽃색으로 물든다.

산을 내려와서 어촌 마을을 가로질러간다

관광객이 많아진 어촌마을은

"자연산 회 팝니다"

란 문구로 가득하다. 한쪽에 생선 손질하는 아주머니가 내장을 빼어내고 짠물로 손질 중이다.

"이게 대구인가요? 진짜 크네요?"

설레발을 치니 " 이건 농어 라오" 하신다.

'선재도에서 조우했던 농어가 원래 이렇게 크구나.'

생선에서 눈을 못 떼는 냐옹이는 발길질에도 굴하지 않고 생선 곁을 지킨다.


조금을 더 올라가니 '소무의도'가 눈에 들어온다. 그 주변을 노니는 갈매기를 사진에 담아주고, 소무의도로 가는 다리를 건넌다. 걸어가는 동안 점점 눈 안에 들어오는 '소무의도'의 아름다운 모습에 더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스케치북을 펼친다 먼저 앞서간 친구에게는 '소무의도'를 둘러볼 것을 권하고, 다리 가운데서 한 시간여 봄이 오기 시작한 작은 섬을 그린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마디씩 건넨다.

'추워서 어떡해'

'예술은 아무나 하나?'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은 말들을 무시하고 무지개색 아름다운 '소무의도'를 스케치북에 인쇄해낸다.

한참을 색의 향연에 취했을 무렵 친구가 돌아오고 막차 시간을 알아보고 연락을 달라고 하며 먼저 보낸다.

지나가던 어부 같은 아저씨 한분 유심히 보더니 사진 찍어도 되겠냐고, '소무의도' 높은 오른쪽 파트 땅주인이라 신다. 명함을 주고 가셨지만 내 눈엔 오로지 그림밖에 안 들어온다.

6시가 마지막 버스 시간이라고 알려주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간신히 마무리를 하고 달려 내려오니 버스가 와 있지 않다.

'역시, 조금 더 하고 올껄..... '

후회했지만 잠시 후 20분이 더 지난 다음  버스는 도착 후 출발했고, '하나개 해수욕장'까지 들렀다가 선착장으로 간다.

마지막 배라 사람들이 꽤 있을 줄 알았는데 친구와 나 둘의 전세 배였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환승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 공항철도를 타고 무거운 눈꺼풀과 뜨거워진 볼을 안고 꾸벅꾸벅 졸면서 지하철의 자리를 지켰다.




201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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