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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에 가려진 '석모도' 육지로 나타나다

강화도, 석모도, 나들길 11코스, 민머루 해수욕장, 석모대교, 보문사,

by 김태연

http://cafe.naver.com/hongikgae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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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로 가는 길은 대학교 시절부터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짧은 뱃길로 갈매기와 새우깡과 함께 하던 섬으로 가던 아름다운 길이었다.

마치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던 그 섬을 연락선처럼 다니던 그 배가 없어지고, 이제 차로만 가능하다고 하여 나선길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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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체 강화도가 만만한 듯 만만치 않는 거리에 있어 김포를 통해 강화로가는 88번 버스를 2시간 남짓 타고 터미널에 내렸더니 12시 10분 차가 바로 떠나서 다음 버스인 1시 15분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1시간 정도를 요긴하게 써야 해서 잠시 강화에 오면 애용하는 마트에 가서 음료를 챙기고, 시간 맞춰 버스를 탄다. 버스는 바로 가로질러 가지 않고 고려산을 따라 강화 위쪽으로 올라가는 듯하더니 '국화저수지'를 감싸고 '석모대교'를 건넌다.

1차선의 '석모대교'는 섬과 섬을 건너느라 엄청 바쁘다.

올초 멀리서 다리를 연결하고 있는 걸 보고, 언젠가 꼭 건너야지 하며 기대했는데 6월 27일 개통, 벌써 연결되어 이렇게 차로 건너가다니 감회가 새롭다. 시간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정말 점프 점프하듯이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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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며 왼쪽으로 꺾어 '석포 여객터미널'에서 내린다.

원래 여객선이 다니던 그곳은 아쉽게도 아직 배가 오가는 줄 착각하는 것 같았다.

갈매기들이 줄지어 서서 새우깡을 주던 승객들을 찾아 눈을 두리번거린다.

순무와 새우젓을 들고 호객을 하던 할머니들은 의욕이 떨어졌는지 앉아서 서로 이야기만 하신다. 할머니들을 지나 '나들길 11코스'로 들어가는 입구에 선다.

바람이 많아 '바람길'이라 명명된 그 길을 걷다 보니 그 길을 걷는 내가 기분이 좋아져 보이는 풍경이 다 아름다워 보인다.

앞쪽에 저수지에서 흐르는 물과 바다와 뻘과 섬과 산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한컷을 만들어 낸다.

놓치지 않고 스케치북에 담아낸다.

바람이 시원하다.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어 여름의 무더위는 다른 지역 이야기가 되어버린 듯 걷는 길은 시원하고 상쾌하다.

둑을 사이에 두고 바다와 민물을 가로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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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가다 보니 '보문 선착장'이 나타난다.

선착장은 원래의 역할보단 식당의 역할에 충실해 보인다.

선착장을 지나 '삼양 염전터'를 지난다 예전에는 엄청 큰 염전이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공터가 되어버렸다.

'어류정항'을 지나 마을로 들어선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 그곳에 식사를 하시다 나오신 속옷 차림의 할머니께 인사를 드렸더니 십 대 소녀처럼 수줍어하신다.

마을에서 산길로 오른다. 산길로 접어드는 곳에서 할아버지 한분이 눈이 안 보인다고 호소하신다.

사진을 많이 찍어서 한쪽 눈은 안보이시고 한쪽 눈만 보인다고 하시는데 뭐라고 해드릴 말이 없어 앞에 열린 복숭아가 무언지 물어보고 발걸음을 뗀다.

산길을 굽이 넘어 도착한 '민머루 해수욕장' 사진조차 본 적이 없어서 어떤 곳일까 궁금했는데 작은 모레 해변에 가족들이 모여 오는 작고 아담한 해변이었다.

다리가 개통되어 평소보다 교통량이 많은지 교통정리하는 분이 고생해 보이신다. 그래도 길을 물어볼 분이 그분밖에 없어 여쭤본 후 민머루해변에서 산을 넘으며 '장곳항'을 바라보며 또 산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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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가 짙게 깔려 바다 쪽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고 바로 앞 나무들만 보인다.

까마귀가 지저귀고, 적막한 가운데 바로 앞 펜션 앞에 '보라색 수국'이 아름답게 피어있다.

그려보고도 싶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잠깐 사진만 몇 컷 찍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어류 정수문'은 늪지대 같은 낚시터다.

해무에 깔려 마치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은 그런 곳이다.

바닷가 둑 쪽에 커다란 무언가가 숨어 있는 게 보인다. 뱀이다!

그런데 움직이지 않는다..

거리를 두고 살펴보니 뱀의 허물이 풀숲 속에 가려져 있다. 길이가 어린이 키만큼 큰 친구인데 바닷가에서 허물을 벗고 어디로 갔을까?

그 허물을 벗는 동안 바다는 그리고 하늘과 땅과 물은 그녀에게 생명의 탈피를 지켜봄으로 조용한 위안을 주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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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낚시터를 지나며 점점 더 짙어지는 해무에 섬들도 집들도 보이지 않는다.

간신히 앞만 바라보며 도착한 '보문사'는 해무와 함께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육지가 되어버린 '석모도'를 걸으며 더욱 가까워져 새로워진 그 섬이 한껏 더 친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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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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