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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ug 08. 2016

청계천에서 끝까지 가면 어디가 나올까? 서울숲? 한강?

청계천, 성북천, 정릉천, 중랑천, 성수대교, 서울숲, 한국화, 동양화 

http://cafe.naver.com//hongikgaepo

강은 시작하면 어딘가로 도착한다.

강은 시작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지 못해도 어딘가로 귀결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곳은 어디인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없지만 궁금한 것은 그 물과 함께 달려야 그곳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거다.                 


항상 시작은 ‘황학동’에서 한다.

거기서 시작한 길은 개량식 한옥이 구석구석 남아있는 ‘보문동’에서 ‘안암’을 지나 ‘성북천’을 따라간다. 

‘성북천‘은 수량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일정 수량이 유지해줘서 물이 계속 흘러나오는 비교적 깨끗한 하천이다. 그 하천에서 나오는 물은 청계천의 ‘두물다리‘ 근처에서 합류되어 수량이 비교적 많아지고 강 폭이 넓어지게 된다.

그곳을 건너다가 청계천을 다시 재건해놓기 전 기록 유산으로 남긴 기둥 세 개를 발견한다.

청계고가를 지탱하던 튼튼한 시멘트 다리다.

그 튼튼한 다리를 보니 시간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그 고가가 있었냐 싶게 사람들은 청계천의 물과 고기와 새를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시간은 사람들의 감각을 무디게 한다.            

그 자리에서 쏟아지는 분수에 생기는 무지개를 보곤 스케치북을 편다.

20여분 그리고 있자니 길에 지나가던 부부 한분이 관심 있게 그림을 봐주시고, 즐겨주신다.

잠깐 동안 많은 그림을 보여드리고, 이야기하다 브런치 사이트 주소를 사진 찍어 가셨는데 

좋은 시간 되셨길 빈다.

아, 그리고 ‘성북천’의 원류는 북한산이긴 한데 한성대 쪽에서 내려오는 곳이고,

바로 옆에‘정릉천’이 정확하게 북한산의 계곡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임을 말씀드린다.

현장에서 성북천이 정릉천이라 생각해서 잘못 말씀드렸다.

얇은 지식에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드려 죄송하다.                    



그림이 완성되고, 건물 사이로 떨어지는 해를 찍은 후 잠깐 저녁을 먹은 다음 청계천의 하류로 걷는다.

걷다 보니 멀지 않은 거리에 ‘정릉천’이 나온다.

'청계천'으로 '성북천'과 '정릉천'이 모이니 강의 폭도 넓어지고 수량도 더욱 풍부해진다.'

정릉천을 따라 걸으려고 강을 건너다가 돌다리에서 ‘풍덩’ 물에 빠지고 만다.

카메라를 손에 들었는데 바위에 부딪친 느낌이 났지만 다행히 이상이 없다.

카메라 가방이 물에 담가져 안에 있던 휴대폰과 지갑을 빼어 말린다.

어깨와 다리에 상처가 난 것 같지만 큰 것 같지 않아 다행이다.

‘정릉천’을 건너며 정신을 조금 놓친 것 같다.

조금 더 조심조심 다닌다. 

정릉천에 오리들이 밤 하천을 집 삼아 쉬고 있는데 한 마리만 저녁을 먹지 못했는지 물속으로 연신 자맥질 중이다. 평화로운 풍경이다.

'정릉천'만큼은 내가 보고 온 물이니 깨끗함을 인증할 수 있다.

그 깨끗한 물을 바라보다 다시 청계천의 본류로 합류한다.                



'청계천'은 조금씩 좁은 길로 이어지고 강폭은 점점 더 넓어진다.

뒤돌아 온 길을 보니 마치 동남아 깨끗한 도시의 느낌이 난다.

하지만 그 모습은 조금 많이 꾸며진 만들어진 느낌이 난다.

조금씩 하류로 내려가니 걷는 길의 폭이 좁아지고 강의 폭은 더욱 넓어진다.

사람들과 호흡하고 있는 강의 모습이 보인다.

강의 공터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좁은 길을 따라서는 걷는 사람들이 계속 보이고 강은 점점 잔잔하고 자연스러워진다.

멀리 건물들에서 ‘신답‘ 어디쯤이란 문구를 본다.

여기를 통해 어떤 경로로 가는 것일까?

강을 따라가다 보니 자전거도 점점 많아진다. 어디선가 자전거 길이 연결되어진듯하다.

예전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는 것 같다.

자전거로 서울을 한번 가로지르는 것 무지 상쾌할 것 같다.            



한참을 걷다 고개를 들어 보니 멀리 한양여자대학교 간판이 보인다               .

‘아, 여기는 중랑천 자락이 아닌가?’

조금 더 내려가니 '중랑천'과 '청계천'이 연결되어 하나의 본류로 연결되는 지점이 나타난다.

‘이렇게 모여져 한강으로 흘러가는구나 ‘ 

한참을 더 가다가 ‘살곶이 다리’가 나온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자주 마주치는, 대학교 때 그 다리를 스케치로 그리고 감탄했던 시간이 떠오른다.

한강은 밤이 더욱 화려하고 아름답다.        

다리의 조명들이 화려해 지기 때문이다.

그 조명들을 바라보며 중랑천을 건넌다.

한강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한강을 보며 서울숲으로 가던 그 길이 생각나 그 길로 향하는데 

‘이런 밤 8시부터 아침7시까지 문이 잠기는구나’ 

어쩔 수 없이 한강을 따라 한참을 내려간다.

한강을 따라 내려가니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쉼터가 나타난다.

그 쉼터에 걸쳐 있는 ‘성수대교’의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는데 

그 다리 밑에서 키스하는 어린 남녀가 애틋하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서울 숲'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적혀있는 안내문을 보고 조금 더 내려가 엘리베이터를 타러 간다.

잠시 후 나타난 엘리베이터의 입구를 못 찾아 계단으로 걸어 올라간다.

밑에서의 바람과 다른 바람이 느껴진다.

서울 한강의 전망을 이렇게 시원하게 바라볼 장소가 또 어디 있을까 싶게 탁! 터진다


아름다운 시원한 전망을 뒤로하고, ‘서울숲’으로 향한다.

길은 으슥하고 조명도 어둡지만 이미 수차례 와봤던 곳이라 두려움은 없다.

안다는 건 두려움을 제거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내가 아는 그 서울숲으로 가는 길은 익숙하지만 또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주변 많은 아파트들이 성을 ‘서울숲’으로 개명하고 있었다.

‘서울숲 동아‘ ’ 서울숲...‘

서울 시내에서 이런 규모의 숲을 찾기 쉽지 않으니 사람들은 그 자부심이 경제 가치로 연결되어 생각이 나나보다.

이제 집으로 가야겠다 마음을 먹으니 조금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지나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맥주를 사고, 할인하는 자두를 담아 집으로 가는 버스라인을 찾는다.    


201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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