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를 자르고 날아가는 두체동물처럼
이미지는 선명하고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저기 있잖아
핀란드 사람들이 카페리호 타고 가서 위스키 대량으로 사 오는 그 나라가 어디지?
라일락 향기에 파묻혀 웃통 벗고 술 마시는 오월의 나라
동사를 잊고 명사를 기억할 것 같은데
단어들도 운동을 해야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리라
사월이는 이병헌이 아끼던 궁녀의 이름
오월이는 박군이 키우는 강아지
나의 오월은 핀란드의 라일락
쥐약 같은 이륙의 공포는 똑 자르고 날고 싶은 향기의 나라
어머니를 앞에 두고 집사람을 찾던 아버지처럼
끝내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조차 잊는 날이 있으니
에스토니아는 생각나지 않고 태양 아래서 핥던 아이스크림과 웃통을 벗고 엉키던 서양남자들의 패싸움만 따라와서 묻고 또 묻는다
있잖아
저기 있잖아
헬싱키의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