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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연 Oct 13. 2023

나쁜 패턴

늙은 잉어 한 마리가 왔다

손맛만을 즐긴다는 취미생활자의 선물이다


목욕하는 대야에 지하수를 틀고 담그자

기왓장 같은 비늘을 떼어 사정없이 흔든다

S O S 요동친다 


스르륵 흰 배를 보여준다


실지렁이, 갈고리, 손맛, 꾼의 희열, 주는 기쁨, 공짜는 없어요, 비타 오백 한 박스


붉은 고무장갑 낀 손을 대자

죽을힘을 다해서 

SSS-O-S

수염을 늘어뜨린다


잉어야 잉어야 저수지에 살던 잉어야 

잉어의 눈을 감긴다


입술이 벌어지고

부레를 내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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