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나슬루
계단은 오를 때 보다 내려갈 때가 위태롭지
오른발이 넘어지면 덩달아 넘어지는 왼발
달리기는 그림의 떡
히말라야는 흰 말의 갈기가 차갑게 쉬는 영원의 영봉
‘히말라야’라는 아이디로는 끝내 오를 수 없는 희원의 세계
발차기의 종목을 춤의 세계로 바꾼다면
무예는 무용을 발휘할 수 있을까
위기가 기회라는 낱말 너머로 서리가 내리고
천천히 흑백의 대비가 엷어지는 아침 햇살
관객이 없어도 성실한 햇살이 추는 춤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슬픔의 관념어를 지우며
네 발로 추는 춤의 세계는 열리리
몸을 말아 웅크렸던 개는
한껏 기지개를 켜고나서야 꼬리를 흔들지
자기는 몰라
사과 한 알의 무게가 얼마나 무릎을 아프게 하는지
점심에 먹으라고 넣어준 사과를 다시 꺼내며
도서관 입구부터 큐알 코드를 터치하며
네 발의 균형을 조심스레 맞추며
사과는 집에 와서 먹을게
사진 : 세곅국선도 연맹 정용철 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