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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늙은 잉어 한 마리가 왔다
손맛만을 즐긴다는 취미생활자의 선물이다
목욕하는 대야에 지하수를 틀고 담그자
기왓장 같은 비늘을 떼어 사정없이 흔든다
S O S 요동친다
스르륵 흰 배를 보여준다
실지렁이, 갈고리, 손맛, 꾼의 희열, 주는 기쁨, 공짜는 없어요, 비타 오백 한 박스
붉은 고무장갑 낀 손을 대자
죽을힘을 다해서
SSS-O-S
수염을 늘어뜨린다
잉어야 잉어야 저수지에 살던 잉어야
잉어의 눈을 감긴다
입술이 벌어지고
부레를 내어놓는다
박재연 작가 : 지은 책으로<쾌락의 뒷면>,<지네>,<아버지는 여장을 하고>,<텔레파시폰의 시간>,<노래가 날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