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월세 계약을 통해서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젊은 부부의 월세집을 구해주었습니다. 부부가 두 번씩 방문하여 꼼꼼히 체크하고 계약을 했습니다. 아내는 S시에서 아이들과 지내고 있었고, 남편은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합치기로 했다고 합니다. 계약을 하고 잔금, 이사날짜까지 확정이 된 상황.
계약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갑자기 남편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사장님, 이번 계약을 취소해야 될 거 같아요…”
“예? 무슨 일 있으세요? 사모님과 두 번이나 방문해서 계약했잖아요?”
“예… 아내가 아무래도 S시에서 계속 근무를 해야 될 거 같아요..”
“두 분이 내려와서 같이 살기로 합의한 거 아니에요?”
“예. 죄송합니다. 임대인에게 잘 말씀해 주세요.”
“아~ 아이들과 같이 살게 되었다고, 좋아하셨는 데…”
“일단 임대인이 근무 중이라 전화를 못 받을 테니, 저녁때 통화를 해볼게요..”
순간, 시간을 좀 끌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왜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몇 시간 후, 아내분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혹시 오늘 연락 온 거 없나요?’
‘예.. 남편분이 전화를 하셨는 데, 저녁에 다시 통화하자고 했습니다’
불편한 마음을 갖고 퇴근해서 집에 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했습니다. 아내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했습니다. “사모님께 전화를 해봐~” “어. 그래? 알았어…”
용기를 내어 먼저 아내분께 전화를 했습니다. 손님으로 만났지만 후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모님이란 호칭 대신에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드렸습니다.
“OOO님, 안녕하세요~ △△△부동산입니다”
“두 분 무슨 일 있으세요?” “남편분이 갑자기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하네요.” “S시에서 내려오신다고 하지 않았나요?”
“저… 어제, 그 문제로 서로 다투었어요…”
“아이고, 두 분이 아이들과 좋은 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얼마나 좋았는데요”
“제가 가족을 한국에 두고 외국생활을 해봤는 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 마음을 알기에 두 분이 함께 내려와 살기로 했다고 해서 많이 축하를 드렸는데요...”
“한번 더 남편분의 마음을 생각해 주시면 안 될까요?”
수화기 너머로 잠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이번 주까지 생각해 보고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아… 예. 알겠습니다”
다음날 남편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우리 그냥 내려와서 같이 살기로 했습니다”
목소리가 약간 들떠있었습니다! “신경 쓰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니요. 무슨 말씀을~ 정말 잘 되었네요~!”
나의 일처럼 기뻤습니다. 제 경험에서 나온 진심이 전달되었나 봅니다. ‘괜히 손님의 가정사에 끼어드는 거 아냐?’ 하는 염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서 신기했습니다.^^
아내도 “잘했다!”라고 칭찬해 주었습니다. 월세 계약이라 중개보수는 몇십만 원 정도지만,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었다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게 바로 사람 냄새가 나는 중개가 아닐까?’라고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