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아파트 매매 거래가 활발하던 시절에 있었던 최강의 빌런 중개사 이야기입니다. 그 부동산은 어느 아파트 단지 매물을 보고 매 물지 부동산에 가격 조건을 문의했습니다. 이윽고 손님이 집 보고 싶다고 한다며 동호수를 물어보고 세대 방문 예약을 했습니다.
드디어, 집 보기로 한 날 당일, 예약한 시간이 가까워졌을 무렵, 그 부동산이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손님 사정이 생겨서 집 보기 취소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시간에 매 물지 부동산 몰래 그 집에 찾아가서 손님 있다면서 주인에게 매물을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안, 매 물지 부동산은 경찰서에 연락을 해서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저도 유사한 일을 겪었습니다. 단지에 새로운 부동산이 기존 부동산 자리를 인수했습니다. 그 부동산 대표는 얼마 전 제 사무실에 찾아와서는 앞으로 잘해보자고, 도와달라고 인사를 하고 갔습니다.
얼마 후, 그 부동산이 저의 단독 매물 조건을 문의합니다. 곧이어 인근 지역의 잘 모르는 부동산에서 ‘매물 추천’을 해달라고 하면서 슬쩍, 저의 단독 물건의 동호수와 조건을 물어봅니다.
저는 빨리 임대인에게 임차임을 맞춰줄 생각에 공동중개 가능하다고 하고 집 보기를 예약해두었습니다. 그런데, 당일에 결국 손님 사정이 생겼다고 하면서 세대 방문 예약을 취소합니다. 집 보기를 예약했다가 취소하면 아무래도 부동산에 좋지 않은 영향이 생깁니다.
집 보기 취소를 한 부동산은 아무래도 새로운 부동산과 서로 친분이 있어서 요청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소문을 해보니 역시 새로 온 부동산은 평판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단지 내 다른 부동산도 어이가 없는 일을 당했다고 합니다. 옆 단지가 한창 입주 준비 중이어서, 손님을 모시고 집을 보러 갔다고 합니다. 그 부동산 대표도 근처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본인 손님에게 접근하여 앞에서 연락처를 달라고 했답니다.
저도 제 손님에게서 황당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단지 내에서 집을 보기 위해서 세대 근처에서 손님과 얘기하고 있을 때. 마침 그 문제의 부동산도 근처에서 본인 손님과 얘기 중이었습니다. 한데, 나중에 제 손님에게서 들은 바로는, 그 부동산이 그 손님을 통해서 제 손님의 연락처를 달라고 했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마침 제 손님과 그 손님이 아는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어느 날 그 부동산이 전세를 빼야 하는 저의 손님(임차인)에게 집 볼 손님 있다면서 전화를 했답니다. 그 시간 본인이 외출 중이어서 안된다고 답했는데, 갑자기 그 부동산이 세대 비번을 달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엉겁결에 세대 비번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제정신이 아닙니다. 모든 걸 자기가 다 하겠다는 심보입니다. 예의도 없습니다. 이런 부동산이 <중개사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부류입니다.
본인 매물은 이런저런 핑계로 내놓지 않으면서 다른 부동산의 단독 매물은 어떻게 해서든지 빼내어 본인이 거래하려고 술수를 씁니다. 그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은 주인은 이 사실을 알까요?
아파트는 보통 공동중개를 하는 데, 본인 손님이 올 때까지 매물을 안 보여준다는 건, 잘못하면 중개 의뢰인에게 피해가 갈 수 있습니다. 시간이 촉박할수록 부동산끼리 서로 도와가면서 빨리 맞추는 게 이 업계의 룰입니다.
참으로 난감합니다. 지저분하게 영업을 하는 부동산을 모두 보고 있는 데,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잘 지내보자며 먼저 손을 내밀어도 이런 부류는 앞과 뒤에서 다르게 행동합니다. 이익이 될 거 같으면 ‘간과 쓸개를 다 빼줄 것 같다가, 도움이 안 되거나 피해가 될 거 같으면 확 돌아서고 뒤에서 호박씨를 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