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직장생활, 일본거리에서 꽁초 투기를 했다!

사람은 비슷하다. 사람심리 마음을 들여다보자

by 중년의글쓰기


아침 출근할 때마다 사무실 앞 보행로에 버려진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줍는 것이 일상이다. 누가 그랬을까? 작은 비닐쓰레기는 포장지에서 뜯긴 채 다른 곳에서 날아와서 마침 사무실 앞에 떨어졌다고 치자. 담배꽁초는 이 앞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를 피우면서 지나가다가 이곳에 콕 집어? 버린 것으로 ‘의심’이 든다. 도대체 왜 그럴까?


지난 3월, 봄맞이 환경정비 행사가 있었다. 주민들, 상인들 그리고 주민자치센터 분들과 쓰레기 줍기를 1시간 정도 함께 했다. 단지 내 곳곳에 <담배꽁초>가 이렇게 많이 버려져 있다는 데 새삼 놀랬다. <꽁초 투기> 행태도 다양했다. <쑤셔 넣고, 꽂아 넣고, 숨겨놓고, 모아놓고…>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줍는 사람 따로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꽁초를 버리다 걸리면 벌금이 아니라 버려진 꽁초 100개 줍기’를 시켜야 한다. 나는 지금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골초였다. 군대에서도 한대도 피우지 않았던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피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내 몸에서 나는 담배 냄새가 역겨워서 담배를 끊었다. 참 잘한 일이었다. 나도 흡연을 하던 때에 꽁초 투기를 했었다. 길을 가다가 바닥에 슬쩍 버린 적도 많았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꽁초 투기”를 할까? 나도 흡연을 했던 사람으로서 과거의 나의 심리를 들여다보자.

1. 스트레스 상황에서, 그리고 습관적으로 담배 생각이 난다.

2. 뇌와 몸이 강렬히 원한다. 주변을 살펴 함께 할 동료를 찾고 적당한 장소를 물색한다.

3. 담배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 담배 포장지에는 끔찍한 사진과 경고문구가 보인다.

4. 서로 담배를 권하고 함께 피운다. 일단 기분이 나아진다.

5. 다 피우고 남은 <꽁초>는 보기가 싫다. 내 몸에 좋지 않은 것이 들어가고 남은 놈이다.

6. 빨리 버리고 싶다. 그런데, 주변에 버릴 곳이 마땅치 않다. 주변에 보는 사람이 없다. 에라~ 그냥 버리자…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변명이 이거다. “바닥에 꽁초가 많이 보여서 여기서 피워도 되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 거 아닌 거 다 알면서 그렇게 말한다. 우리나라는 2019년 보행 중 흡연 금지법, 일명 ‘길빵 금지법’을 발의했다고 한다(아직 실행되고 있지 않다). 나는 법이 시행되지 않더라도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유명 관광지에서는 다를 수도 있다). 따라서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꽁초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2020년 4월 실내 금연이 시행된 후로 ‘길거리 흡연 부스’를 많이 설치했다고 한다. 애연가들은 길을 가다가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환기장치가 설치된 이런 ‘두더지 굴’에 모여서 뻐꿈뻐꿈 피우고, 꽁초를 처리한다. 우리나라도 주요 도심지에서 이런 제도를 시행해보면 좋겠다. (참고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흡연율이 높다).


반면, 프랑스는 흡연인구가 많고 길에서 흡연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 가본 적이 있는가? 고개 들어 이리저리 구경하느라 바쁘겠지만, 잠시 고개를 숙여 보면 길거리에 버려진 꽁초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2015년 자료에 의하면 파리에서만 버려진 꽁초가 매년 35톤이라고 한다. <꽁초 투기> 벌금이 약 9만 원이라고 하는 데, 별 효과가 없는 가보다. 전 세계 수많은 다양한 국가에서 관광객들이 파리를 방문한다. 길거리에 투기된 ‘꽁초’를 잘 살펴보면, 꽁초의 브랜드, 모양, 디자인이 정말 다양하다! <담배꽁초 전시장>이라 할만하다. 파리 시민들은 식당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된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흡연자가 <꽁초 투기>를 할 때의 신념은 아래 가능성이 있겠다.

- 내가 버린 <꽁초>들은 환경을 오염시키니까 버리지 않는 게 맞아! (담배꽁초 필터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 꽁초를 줍는 사람이 내가 될 수도 있고, 이웃이나 가족일 수도 있다. 버리지 않는 게 맞아. →이건 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꽁초를 주어본 후에 생긴 신념이다!

- 내가 낸 세금이 있으니 (부가가치세뿐만 아니라 담배에는 엄청난 세금이 붙는다) 그 돈으로 치우면 되잖아?



일본 근무 시절에 있었던 일이었다. 그날은 팀원 대부분이 이미 퇴근을 했고 나는 야근 중이었다. 이날 한국 동료 둘이서 차를 가지고 먼저 퇴근을 했다. (우리는 셋이서 한대의 차를 공유했고, 같은 사택 아파트에 살았다) 나는 버스를 타러 걸어가야 했고,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또 걸어서 집으로 가야 했다. 시간도 늦었는 데 조금 짜증이 났다. 같은 시간 일본 동료 한 명이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오늘 특히 힘들어 보였다. 우리는 늦은 시간에 같이 퇴근했다. 회사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여름의 긴 해가 지고 거리는 어두웠다. 우리는 그날 <너무 힘들어서 기가 다 빠졌다>(とても大変で気が抜けた.)라고 서로를 위로했다.


정류장으로 걸어가던 중, 문득 담배 생각이 났다. 나는 그에게 담배 한 대를 권했다. “그는 여기서?” 하면서 담배를 받는다. 그렇게 우리는 길거리에서 담배 한 대를 피웠다. 심지어 ‘꽁초’를 길거리 배수구에 버렸다! 일본 파견근무 20개월 동안, 딱 한번 있었던 드문 경험이었다. 일본 길거리에서 일본 동료와 함께 ‘길빵’을 하고 ‘꽁초 투기’를 했다. 아직도 그날의 짜릿한? 느낌이 생생하다. 우리는 그렇게 나쁜 짓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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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그때의 감정을 ‘짜릿함’으로 기억하고 있을까? 일본 사람들은 정말 철저하게 민폐(めいわく 메이와쿠 迷惑)를 끼치는 것을 피한다.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지 않는다> <공원에서 피크닉 하고 생긴 쓰레기를 싸서 집으로 가져온다> <주정차를 꼭 지정된 곳에 한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쓰레기 분리수거한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365일 똑같냐? 사람이란 변덕도 있고 모순된 면이 있는 것임을… 너희라고 다를 쏘냐? 너희들도 나랑 똑같은 사람이구나? 그렇지? 일본 친구랑 나쁜 짓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어서 ‘짜릿’ 했었나 싶다.


그 후로 일본거리를 좀 더 살펴보게 되었다. 어느 날 동네 외곽의 한적한 교차로 신호등 앞에서 차를 멈추어 섰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주변을 살펴본다. 지면 도로와 고가차도가 연결된 지점, 어둡고 후미진 그곳에 있었다. 편의점 흰색 봉투에 쌓인 <투기된 쓰레기>가… 여럿 있었다. 도시락을 먹고 차에 둔 <쓰레기>를 던지기 좋은 위치였다. 이곳은 횡단보도가 없어서 사람이 잘 다니는 곳이 아니었다. 꽤 오랜동안 방치되어서 쓰레기가 제법 쌓여 있었다. 내 눈에 딱 걸렸다! 그래 너희도 그렇구나?


우리는 종종 사회 문화 규범상으로 나쁜 것, 그러지 말아야 하는 일인 줄 알면서 한다. 마음속으로 ‘그래서 뭐?’라고 외치고 싶다. 이 사회에 대한 소심한 반항이 <꽁초 투기, 쓰레기 투기> 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반항심은 쉽게 전이되고 동료애를 느끼게 한다. 반사회적 표현 욕구는 인간의 본성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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