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직장생활, 사무실에서 방귀를 뀌다!
아빠이야기.オナラチャン 일본생활.방귀살포사건
그날은 아침부터 엉덩이를 의자에 바싹 붙이고 일에 몰두했다. 왜 그런 날 있지 않은가? 아침부터 초집중해서 일이 잘 되는 날 말이다. 그날 아침이 꼭 그랬다. 아침부터 쌓인 수십 통의 메일을 순식간에 쳐내고 중요한 한 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고 있었다. 빠르게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회신 메일을 쓰고 있었다.
뱃속이 그윽하고 신호가 왔다. 화장실에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계속 일에 몰두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괄약근에 약간의 힘을 주었고 “뿡~”하는 소리와 함께 일이 터져버렸다. 사무실은 큰 공간을 터서 몇몇 부서가 같이 사용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지독한 가스냄새가 사무실 전체로 확산되어 갔다. 내 옆에 동료가 피식하고 나를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시치미를 떼고 그대로 일에 몰두했다. 아~~~ 이제 돌이킬 수가 없었다.
나는 일어서서 나가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붙어버렸다. 그 순간 일어서면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를 쳐다볼 것이 자명했다. 그렇게 되면 가스가 발사된 원점 위치가 노출된다. 내 뒤편으로 사람들의 작은 신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더더욱 나는 뒤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무조건 앞만 보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이렇게 된 바에 계속 GO.. 그냥 일에 더 몰두해버렸다.
거의 19년 전의 일이다. 일본 파견 시절에 어느 일본연구소 사무실에서 벌어진 사건. 내 옆자리 한국 동료들은 확실히 알았고, 대부분의 일본 동료들도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야 고백한다. 큰 실수를 했다. 미안했스무이다!
어느 나라에서든지 아무 때나 공공장소에서 방귀를 발사하는 건 무례한 일이다. 하지만 고의가 아니라면 상대방이 먼저 얘기하기는 좀 그런 주제이다. 그래서 어물쩍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 사건이 벌어진 때, 나는 아직 일본에서 방귀에 대한 대처가 어떠한지 잘 몰랐었다. 그 후에 일본 동료들과 회식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또 한 번 ‘작은 방귀’를 뀐 적이 있었다. 그러자 앞에 앉아 있던 일본 동료가 이를 눈치챘다. 그 친구는 갑자기 일어나서는 온몸을 흔들어 대면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친구의 얘기로는 ‘일본에서 방귀를 뀌어서 실례를 하면, 이처럼 웃긴 춤 동작으로 미안함과 민망함을 표현한다’ 고 했다.
내가 저지른 <방귀 살포 사건>을 그 시각에 바로 사과를 했었다면… 나는 사무실 앞으로 나아가서 100여 명이 보고 있는 앞에서 “현란한 춤사위” 하던지, 90도 폴더 인사를 하면서 큰소리로 “ごめんなさい [御免なさい] “ 외쳤어야 했나? … ‘아… 더 끔찍하다! 그냥 시치미를 떼고 있었던 편이 서로를 위해서 더 나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진심으로 죄송하다!
요즘 아들을 보고 있으면 나를 닮은 구석이 많다. 아침밥을 먹으면서 방귀를 ‘뽕’하고 뀐다. 자식은 참 별걸 다 닮는다. 내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 데 그런다. 괄약근을 적절히 컨트롤하면 방귀를 발사하거나 반대로 참을 수 있다. 밥을 먹으면서 유튜브도 보고 방귀도 처리한다. 아들도 나를 따라 “おならちゃん오나라 짱(일본말로 방귀대장)” 이 될 자질을 가지고 있다.
“아들아~ 너의 괄약근을 과신하지 마라! 나이가 들면서, 또는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조절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단다. 젊어도 순간 집중력을 놓치면 사고가 난다. 민폐도 그런 민폐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