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중년의글쓰기 Dec 06. 2022

부부는 지게 작대기야!

아빠 이야기 … 아버지의 인생 명언#1

[부부는 지게 작대기와 같아!]

 아버지가 내가 항상 하시는 말씀입니다. 한 사람이 쓰러지면 다른 한 사람도 같이 쓰러진다는 뜻인 거 같습니다. 부부란 서로 의지하는 버팀목이라는 걸 강조하는 은유인데요. 참으로 맞는 말입니다. 우리 주변에 몸이 아픈 배우자를 간호하느라 본인도 건강이 안 좋아지는 어르신을 종종 보게 됩니다. 서로가 버팀목인데 한쪽이 기울어지면 다른 쪽은 더 큰 짐을 지게 됩니다. 


자영업을 시작하면서 이 말씀이 마음에 더 와닿습니다. 사업과 집안일을 부부가 함께 하니 서로에게 더 의지하고 힘껏 지지해 주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잘하는 부분이 있는 반면에 못하는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아내는 이런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잘하는 부분을 지지해 줍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회사를 다닐 때, 바깥에서 돈을 벌어 왔으니 집에서는 편안히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집안일과 아이를 챙기는 건 주로 아내의 몫이었습니다. 각자의 어려움에 대하여 대화는 했지만 진정으로 수긍해주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부부가 맞벌이하면서 육아와 가정살림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젊은 부부들이 바쁘게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부가 함께 사업을 하고 집안일을 하니 항시 서로 붙어지내고 있습니다. 처음 몇 년간,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서로의 일처리 방식을 두고 다툼도 많았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해준 아내에게 고맙습니다. 이제는 아내를 더 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계약을 성사시키는 날에는 더 예뻐 보입니다. 이런 솔직한 마음을 비추어도 아내는 쿨하게 얘기합니다.

“나 이기적인가 봐~”  

 “인간이 원래 그래~”


‘우리도 이런데 30년 넘게 함께 장사하셨던 부모님은 오죽하시랴!’ 하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부모님은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 못하셨습니다. 가진 거 없이 자식 키우느라 경제적인 문제로 다툼이 많으셨습니다.


“지는 게 이기는 거야!” 아버지는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어머니가 경우를 따지시면 한이 없으니 물러서라는 말입니다. 

“아버지~ 부부 사이에 이기고 지고가 어딨어요?” 

부부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기 전에, 내가 먼저 양보해야 한다는 말로 알아듣습니다. 겪어보니 알게 되는 지혜의 말씀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지게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짐을 싣는 지게와 이를 받치고 있는 작대기. 사람 인자 모양으로 서로를 기대어 서있는 형상입니다. 남편이 지게가 되면 아내가 작대기가 되어 줍니다. 반대로 아내가 지게가 되어 짐을 지면 남편은 작대기가 되어 아내를 받쳐주어야 합니다.


 지게와 작대기는 함께 있어야지 따로 있으면 쓸모가 없습니다. 작대기가 없으면 짐을 실은 지게를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작대기를 치우면 지게가 쓰러집니다. 지게가 없으면 작대기는 그냥 막대기에 불과합니다. 

아버지는 아직 몸을 움직일 만 하나,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계십니다. 반면에 어머니는 거동이 불편하지만 아직 정신은 맑습니다. 두 노인이 건강악화라는 짐을 지고 가셔야 하는 데 서로 지게가 되고 작대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 역시 일과 일상을 매일 함께 하면서 뗄 수 없는 ‘짝’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서로의 약점과 강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각자로는 완전하지 않음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곁에 있는 이를 지지하고 의지하면서 이런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야 함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짐을 이고 각자의 인생을 나아갑니다. 하지만 곁에 있는 이가 든든히 받쳐주어야 합니다.  부부가 그런 관계임을 나이가 들 수록 더욱 깨닫게 됩니다. 


이 글을 읽는 아내가 ‘이제 철이 들었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끝.

#공감에세이 #중년의글쓰기 #어른의글쓰기 #아빠글쓰기 #책쓰기 #출간작가도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