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간단히 아침을 먹고 자전거를 챙겨서 집을 나섰다. 호수공원을 한 바퀴 돌고 올 예정이다. 매주 일요일 오전, 자전거 타기 습관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일요일은 마음이 어지러웠다. 자전거를 타고 출발할 때부터 집에 도착할 때까지 머리가 복잡했었다.
어느 목적지를 돌고 오는 미션을 수행하듯이 무의식적으로 페달을 밟고 있었다. 이럴 때는 시야가 좁아진다. 주변 풍경도 보이질 않고 머릿속에는 상념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오면 전혀 운동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어떤 글감도 떠오르지 않는다.
‘운동에 집중할 거다’ ‘호수공원 편의점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글감을 메모할 거다’
오늘은 미리 마음을 먹고 출발했다. 내발이 페달을 밀고 당기고 안장이 내 엉덩이를 받치는 힘을 느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는 것과 도로의 상황에 맞추어서 내 몸이 움직이는 것에 집중했다. 이렇게 내 감 감적 경험에 집중하면 잠시나마 머릿속의 상념들이 없어진다.
만일 자전거를 타는 와중에 잡다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면, 빨리 내 마음을 의도적으로 감각기관으로 옮긴다. 그래야 눈앞의 현실로 돌아온다. 다시 시야가 넓어지고 운동하는 느낌이 되살아난다.
이렇게 가벼운 자전거를 타고난 후, 잠시 휴식을 하는 순간. 글감이 더 쉽게 떠오른다. 이때 일단 펜을 들고 메모해 본다. 메모를 쓰고 보면서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온다. 이런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요일 글쓰기를 시작하는 루틴이다.
생각하고 글을 쓴다기보다는 글 쓰는 행위에 따라서 생각이 따라오는 느낌이 든다. 일단 평소에 익숙한 장소에서 벗어나 보자. 가벼운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를 하면서 감각에 집중해보자. 그리고 카페에 앉아서 펜을 쥐어 메모를 해보자. 이런 식으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여러분들도 이렇게 각자 맞는 방법을 찾아보기를 권합니다!
"우리는 누워있을 때는 앉을 걱정을 하고, 앉아 있으면 서있을걱정, 서있으면 뛸걱정을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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