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돈 없는 게 잘못입니다!

부동산에서는 예쁘게 얘기해야 한다!

by 중년의글쓰기


부동산 전세 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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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충분히 있었으면 제때 맞추어 임차인 보증금 반환해 주고…. 이리 마음고생하지 않았을 텐데.. 제가 돈이 없어서 잘못이었습니다!”


2년 사이에 전세시세가 급락해서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분쟁이 많습니다. 얼마에 갱신계약할 지부터 시작해서 감정대립까지 가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번에 임차인이 퇴거하기로 했고 겨우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보증금 잔금일 (기존 임차인 보증금 반환일)에 이 감정의 골은 당사자뿐 아니라 중개사를 곤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두 돈에 쪼들리고 있습니다. 자산이 없는 사람이나 자산이 많은 사람이나 당장 통장에서 몇 억씩 계좌이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돈이 웬 수지, 사람이 문제냐.


임대인이 ‘임차인 때문에 괴로웠다. 제가 저런 사람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겠냐’ 알아달라며 지속적으로 투정을 합니다. 기존 임차인은 신규 계약을 맞추는 동안에 저희 사무소를 힘들게 했습니다. 도대체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돈이 문제였을까요?


돈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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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임차인 퇴거일에 임대인이 세대 점검을 해야 합니다. 민감한 임차인이 오라고 할 때까지, 임대인, 신규 임차인 그리고 저는 모두 한참을 부동산에서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기존 임차인에게서 연락이 왔고, 신규 임차인은 밖에서 대기하고 저와 임대인이 세대에 들었습니다.


그날 임차인을 처음 봤습니다. 분위기가 싸늘하고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부동산입니다. 세대 물품 어디 있나요? 물품을 챙기려 왔습니다…”

“부동산까지 와서 나를 괴롭히고 그래! 당장 나가!”

결국 인수인계 리스트와 볼펜을 임대인에게 쥐여주고 세대를 나왔습니다.


얼마 후 임대인이 부동산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무사히 당사자 및 신규 임차인 간의 인수인계가 끝났다고 합니다. 임대인은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시겠지요?” “그래도 계약이 빨리 되어서 다행이에요”

오늘 하루 어느 한순간도 임대인의 인상은 펴있지 않습니다.


“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웃으면서 답해주었습니다. 임대인은 재테크를 잘해서 자녀들도 아파트가 두 채씩 있다고 자랑을 시작합니다. “내가 돈이 더 있어야 했어요. 그래야 이런 일을 안 당하지.. 돈 없는 내 잘못입니다”


임대인은 중개 보수 얘기를 꺼냅니다. “일전에 깎아 주기로 했지요?”

“네? 그런 적 없는데요. 안됩니다. 저희는 부가세도 신고 납부해야 되는 데.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임대인의 인상이 더 찌그러졌습니다. 목소리 톤도 올라갑니다. 결국 “복비”를 깎아서 입금합니다.

‘방금까지 고맙다고 하지 않았는가?’ 참으로 기분이 상합니다.


임차인은 임대인의 그간 행태에 마음이 꼬여버린 모양이었습니다. 깐깐한 임대인이 더 깐깐한 임차인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중개사는 열심히 일해놓고도 중개 보수를 할인해 주어야 했습니다.

인간은 상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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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상대적이고 감정적입니다. 대화에 오직 돈 얘기만 있고, 사람이나 사정을 보질 않는다면, 결국 감정이 상하고 돈은 뒷전이 됩니다. 그래서 부동산에서는 예쁘게 얘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남의 허물은 잘 보이고 자신의 허물은 못 봅니다. 나부터 반성해야겠습니다. 내가 감정적이고 민감하게 굴면 상대방도 그 영향을 받게 마련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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