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슬쩍 꺼내 본- 방황, 그리고 아픔을 위한 읊조림

17. 방황, 그리고 아픔을 위한 읊조림

by 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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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답니다.

난 절대 닮지 않겠다 다짐했었죠.

그리고 난 다르게 살겠다,

그리고 난 그들을 떠났어요.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아픈 것도 토해내고

처절하게 소리치고 울부짖고 원망하고

차가운 땅바닥에

얼굴을 쓰러뜨려 밤이 올 때까지 눈물을 흘렸어요.


도피할 곳을

도망갈 곳을 늘 찾고 있었죠.

그리고는, 알았어요.

이렇게 하면, 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이토록 처절하게 힘겨워하던 어느 날

낯선 이방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툭,

일깨워줬답니다.

방황은,

누구에게나 필요해.

하지만 그 방황이 길다고, 더 힘들다고

더 가치 있거나 더 좋은 건 없어.

돌아가. 너의 고향으로.

그리고 가서 부딪쳐.

너는, 이렇게 힘겹게 도망쳐 나온 만큼

너는, 오히려 이겨낼 힘도 있는 거야.


그리고 나는 불현듯, 몹시도

집에 가고 싶어졌어요.

그 집은 내 어릴 적 그 집은 아니었죠.

내가 새로 만들, 힘들어도 삐걱거려도

내가 고치며 가꾸어갈, 그런 집.


아직 모르지만,

나의 과거를 그저 담담히

불쌍하다 슬프다 동정이 아닌

그저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금, 내 모습을 있는 모습 그대로

좋아해 주는 그 사람을 만나

나는 지금, 그렇게 아이들을 바라보고

가끔 내 힘겨웠던 과거를 들춰봅니다.


이상하죠, 아직도 눈물이 나지만

이상하게, 어릴 적 내가 원망과 아픔으로 흘렸던

그 눈물과는 다른

그런 눈물이 흐릅니다.


당신의 삶의 버거움은

아무도 측정할 수도, 알 수도 없지요.

그래도 당신이

아프지 않기를, 너무 아파하지는 않기를, 그리고

당신이 일어나, 그런 척이라 할지라도.


조금씩 다르게

웃을 수도 있고, 당신도 누릴 수 있는 행복

그것을 향해 한 걸음씩

씩씩하게 걸어가기를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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