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일기/내가 사랑하기 때문에/안녕
오늘, 시로 다가온 청춘
31 청춘 일기
그는 그다지 부드럽게 오지도 않는다
그다지 착하지도
그다지 멋있지도
그다지 좋지도 않다
그는 그다지 친절하긴커녕
딱딱한 나무토막이며
그다지 유머러스하긴커녕
사람을 미치게 만들며
그다지 똑똑하기는커녕
너무나 엉뚱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나는 그가 그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는 정말 그렇다
32 내가 사랑하기 때문에
가슴 한 곳이 어딘지 모르는 이곳이
이렇게 미어져 오는 것은
내가 사랑하기 때문인가 보다
어른들 말처럼
나는 그런가 보다
그는 다 기억한다
얼마 되지 않는 나의 ‘그의 글들’에 쓰여진
내 어처구니없는 반항들을
내 처량한 외로움의 푸념들을
그래도 그는 요동하지 않는다
그렇게 강하게만, 아니 돌멩이처럼
차라리 그러한 그가
조금이라도 연민의 눈으로 날 바라볼 때면
난 가슴까지 울어버린다
그가 얼마나 아픈지 느껴진다
다시는 그에게 아픈 모습을 보이지 않으리
다짐한 내 가슴이 무색하게
난 이미 그에게서
비틀거리고 있다
늘 차갑게 외면하고는
입에서 뱉는 말이 모두 내게 상처임에도
관심에 전혀 두지 않는 것처럼 보였는데도
어느 밤 내가 그에게
투정을 부릴 때면
정리한 것을 읽어주듯
나보다도 나에 대해 더 잘 안다
그는 나를 사랑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알 수 없다
슬프다
난 그를 모르는가
그를 위한 시를 쓴다면
그것은 어떤 시일까
아마 난 쓰지 못하리
무어라 표현할 말이
이젠 남아있지 않게 때문인 것을
33 안녕
‘안녕’이란 말은
만남을 의미하는가, 헤어짐을 의미하는가.
Hello와 Good bye가 아닌
굳이 ‘안녕’이라 하는 것은
만남을 기약하고픈
만남을 기대하는
지금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우리들네의 특이한 인사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