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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래꼬리 Jul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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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알 수 없지만 끝은 알고 있는 것

우리의 길은 살짝 얼은 호수

발가벗은 몸으로 가시덤불을 헤치고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길

눈은 뜨고 있지만 앞은 보이지 않는 것

반짝이는 반딧불이, 쏟아지는 별이 잘 보이는 곳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 길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것  

        

나는 좋아하는 것에 진심입니다.

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아직 사랑은 아니지만 곧 사랑하게 되겠죠.

모든 것을 쏟아붓고, 모든 정성을 다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부담스러워할까 봐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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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제주는 새하얀 메밀꽃이 예쁩니다.  

메밀꽃을 실제로 본 적은 없습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메밀꽃밭이 나왔는데 참 예쁘다.. 한번 가보고 싶다 생각한 적은 있습니다.

메밀꽃의 꽃말은 ‘사랑의 약속, 연인‘

그래서 우리의 첫 만남을 메밀꽃밭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신기하게 손을 어디서 잡았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당신의 큰손 안에 내 작은 손이 꼭 잡혀 있습니다.  당신의 손은 한쪽만 검습니다. 아마도 골프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땀으로 우리의 손은 축축해졌지만 놓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도 그런가 봅니다.  우리는 더 꼭 잡고,  메밀밭을 걷습니다.     

별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1100 고지로 별을 보러 갑니다. 어둠이 짙게 내리길 기다립니다.  사슴상 위 수많은 별들이 걸리자 우린 목이 아프도록 한참 동안 별들을 봅니다.  아는 별자리라곤 북두칠성뿐인데, 밤하늘에서 그것을 찾아내곤 우린 아이처럼 즐거워했습니다.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길을 내려오면서 조금은 무서웠지만 도깨비 도로가 오늘처럼 신기하고 재미있던 적은 처음입니다.  

우리의 다음 plan은 음주가무입니다.

각자의 호텔은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으므로 중간지점에서 음주가무를 시작합니다.    

오늘도 정신력으로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서 각자 노래 실력도 뽐내봅니다.  

이렇게 계획 대로 첫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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