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4】 281/498 근심 걱정 없는 것이 행복이다.
사마우(난리를 일으킨 사마환퇴의 아우)가 군자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근심하지 아니하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하셨다. (사마우가) 말하기를,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면 이를 군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하니 공자 말씀하시기를, “마음속으로 성찰하여 허물이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라고 하셨다.
司馬牛問君子한대 子曰君子는 不憂不懼니라 曰不憂不懼면 斯謂之君子
사마우문군자한대 자왈군자는 불우불구니라 왈불우불구면 사위지군자
矣乎잇가 子曰內省不疚어니 夫何憂何懼리오
의호잇가 자왈 내성불구어니 부하우하구리오
사마우의 형 사마환퇴가 난리를 일으켜 늘 근심 걱정을 하며 살아가는 사마우를 위로하며 한 말이다. 공자의 말처럼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이 떳떳하고 당당하면 두려울 것이 없는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가난에 대한 근심 걱정 없이 사는 것이 행복이다. 질병, 직장, 결혼, 출산, 교육 등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불안한 마음 없이 사는 것이 행복이다. 자신의 마음속으로 성찰하여 허물이 없으면 근심하지 않고 두려움이 없다면 행복한 것이다. 근심과 걱정 없으면 마음이 평온하고 평온한 것이 행복이다. 개인이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살면 아무 문제가 없다면 정말 좋은 사회이다.
하지만 요즘은 위험사회라고 한다. 기후 문제, 환경문제, 직장과 사람 관계 등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걱정할 것이 많아지는 세상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근심과 걱정을 하면서 살아간다. 환경 걱정 없고 질병 걱정 없는 세상, 의식주 걱정 없는 세상이 행복한 세상이다. 세상이 행복해야 사람이 행복하다. 개인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지구환경, 사회제도 등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개인이 착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의 마음만 다스리면 된다는 개인심리학보다 사회적 안정과 사회제도를 다룬 사회 심리학이 더 필요한 시대이다.
사마우가 근심하면서 말하길, “남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나만 홀로 형제가 없습니다.”라고 하니 자하가 이르기를, “내가 들으니 죽고 사는 것은 운명이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군자가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소홀함이 없으며, 다른 사람을 공손하게 대하면서 예를 갖춘다면 온 천하가 모두 형제이니 군자가 어찌 형제 없는 것을 근심하겠소.”라고 했다.
司馬牛憂曰人皆有兄弟어늘 我獨亡호라 子夏曰商聞之矣로라死生有命이
사마우우왈인개유형제어늘 아독무호라 자하왈상문지의로라사생유명이
요 富貴在天이니라 君子敬而無失하며 與人恭而有禮면 四海之內皆兄弟
요 부귀재천이니라 군자경이무실하며 여인공이유례면 사해지내개형제
也니 君子何患乎無兄弟也리오
야니 군자하환호무형제야리오
내우외환으로 형제가 전쟁에 나가서 죽거나 난리에 휘말려 목숨을 잃는 사건이 많았던 시대에는 근심 걱정이 끝이 없었다. 사마우는 5형제였다. 형 환퇴, 향소가 있었고 자기와 자차라는 두 동생도 있었다. 형 환퇴는 송나라 임금과 권력투쟁 때문에 위나라고 도망가고 향소는 노나라로 도망갔다. 사마우도 제나라로 도망갔다. 이런 사정 때문에 사마우는 형제가 뿔뿔이 흩어져 고민하고 있었다. 자하는 사마우를 위로한다. 공경하는 마음으로 공손하게 다른 사람을 대하면 온 천하가 형제라고 한다. 피를 나눈 형제도 중요하지만 서로 위하며 공경하는 마음의 형제는 살아가는데 많은 위안이 된다. 요즘도 자신만 잘하고 인성이 좋으면 많은 사람이 진심으로 형제처럼 대해준다. 부귀와 운명은 하늘에 달려있다는 말은 나의 인성에 달려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살아가면 부와 존귀함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사회가 가장 이상적인 사회이다. 현실 속에는 착한 사람보다 이기적인 사람이 더 잘 사는 것이 문제다. 착한 사람이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제도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공자가 말한 대동사회이다.
자장이 밝은 지혜에 대해 여쭈어보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서서히 스며드는 참소와 내 피부에 와닿을 듯한 절절한 하소연을 (분별없이) 듣고 함부로 실행하지 않으면 현명하다고 할 것이다. 서서히 스며드는 참소와 피부에 와닿을 듯한 절절한 하소연을 (분별없이) 실행하지 않으면 멀리 보는 안목이 있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子張이 問明한대 子曰 浸潤之譖과 膚受之愬 不行焉이면 可謂明也已矣
자장이 문명한대 자왈 침윤지참과 부수지소 불행언이면 가위명야이의
며 浸潤之譖과 膚受之愬 不行焉이면 可謂遠也已矣라
며 침윤지참과 부수지소 불행언이면 가위원야이의라
간교한 사람들은 드러나게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 가랑비 속옷 젖게 하듯 서서히 스며들게 하여 상대방을 약점을 표 나지 않게 말하면서 괴롭힌다. 그래서 악한 것 못지않게 위선이 나쁜 것이다. 앞에서는 착한 척하면서 돌아서서 욕하는 표리 부동한 사람을 잘 분별해야 한다. 거짓으로 절절하게 하소연하는 것도 잘 분별해야 상대방에게 속지 않는다. 사람의 동정을 간교하게 악용하는 사기꾼에게 속지 않아야 한다.
전상국의 『우상의 눈물』이라는 소설을 보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야만적 폭력도 나쁘지만 드러나지 않는 교활한 지성은 더 나쁘다고 생각했다. 이 소설은 학교라는 작은 사회를 통해 교활한 지성을 고발한다. 담임은 치밀한 성격이며 권위주의적이고 반 학생들을 은밀하게 조종하는 위선적 인물이다. 반장 형우는 학급을 헌신적으로 잘 이끄는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교활한 내면을 숨기고 있다. 기표는 불량 청소년의 전형이지만 비행(非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큰 미움은 사지 않는다. 기표는 담임과 형우의 주도면밀한 술책에 무서움을 느끼며 학교를 떠난다.
맹자에 “사람을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이는 것에 다름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맹자는 오십보백보라고 답한다. 칼은 눈에 보이지만 정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무력을 행사하는 폭력배도 나쁘지만, 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나쁜 법조인은 폭력배보다 더 나쁘다. 배운 사람이 더 나쁜 짓을 하는 것은 그래서 더 큰 벌을 받아야 하는데 법비들이 많아 요리조리 다 빠져나간다. 교활한 지성을 잘 살펴서 대비해야 한다.
보이는 악보다 보이지 않는 악과 위선을 잘 보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폭력 못지않게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폭력이 더 나쁘다. 힘으로 지배하는 제국주의도 나쁘지만 정신적으로 지배하는 문화적 제국주의도 나쁘다. 군부 쿠데타도 나쁘지만 나쁜 검찰의 쿠데타도 나쁘다. 빅브라더처럼 눈에 보이는 감시보다 빅데이터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감시가 더 나쁘다. 현상보다 이면의 진실을 잘 헤아려 보아야 진정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