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강주 연못

by 이종열

《강주 연못》


제일 춥다는 소한(小寒)에

비가 내린다는 건

겨울이 등을 보인 것이다

봄비는 서둘러 겨울 목덜미에

시퍼른 비수(匕首)를 꽂는다

얼음 밑에 꼭꼭

숨죽이고 있는 연근은 안다

이미 땅속은 봄의 점령지란 걸

연뿌리는 겨울 선잠에 얼핏

봄의 승리를 꿈꾼다

겨울의 마지막 눈물 속에서

강주 연못은 이제

봄날의 반격이 시작됐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농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