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거기에서
새벽에 들은 노래 2
- 한강
언제나 나무는 내 곁에
하늘과
나를 이어주며 거기
우듬지
잔가지
잎사귀 거기
내가 가장 나약할 때도
내 마음
누더기,
너덜너덜 넝마 되었을 때도
내가 바라보기 전에
나를 바라보고
실핏줄 검게 다 마르기 전에
그 푸른 입술 열어
어제 글을 쓰느라 펼쳐 들었던 한강 작가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침대에 가지고 들어가 노란 조명 아래서 몇 장 더 읽다 좋아서 접어두고 잤다.
정신없고 삭막한 이 도시에도 의외로 식물이 많다. 아무래도 더 많다면 좋겠지만, 그래도 맑은 눈으로 찾자면 몇 걸음마다 ‘어? 여기에도?’ 싶을 정도로. 거리 구석구석에 크고 작은 나무들이 여럿이 혹은 혼자 서 있다.
오늘 하루가 힘들었건, 아무 날도 아니었건 간에 저녁밥 먹을 무렵까지 그럭저럭 지나 보냈다면 그건 우리 주변에 늘 있는 크고 작은 나무들 덕일 거다.
“내가 바라보기 전에 나를 바라보고“ 있는 존재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여도 내가 바라보고 있지 않을 때에도 늘 나를 향해 있는 마음들이 있어서 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