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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필요해!

다시 일하고 싶은 사람

by zejebell

세상을 살아가면서 억울함을 한 번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세상이 자신을 거부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면 마구마구 엇나가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게 됩니다. 사실 저도 이런 경험을 현재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작년, 재작년부터 노력해서 뭔가 새 삶을 살아보리라 굳게 다짐했었습니다. 우울한 일상과 패배주의적인 사고에서 좀 더 벗어나 이제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할 필요가 있음을 진지하게 고민하였습니다. 아직도 마음속에서는 세상에 나아가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듣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직장생활을 좀 오래 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시라면 언제든지 일을 그만둘 수 있도록 늘 준비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사람들과의 접점이 좀 있는 직종에서의 직장생활이나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한 곳에서의 일은 일 이상의 짐이 되어 크나큰 압박감으로 현실을 짓누르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시 재취업의 출발선에 서게 된 사람들은 이러한 압박감보다는 일에 대한 간절함이 더 크게 느껴지게 됩니다. 막상 일을 하지 않고 생활하면서 처음에 좋았던 마음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세상에서 점점 뒤떨어지고 있는 것만 같은 불안감이 그 마음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사실 집에서 쉰다고는 하지만 대신할 일이 있었을 것입니다. 근무지가 달라지고 업무의 종류가 달라졌을 뿐인 것이지요.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집안일이란 세상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진입 장벽이 가장 낮고 경제적 이익이 보이지 않는 3D 직종보다도 못한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 따윈 절대 인정해 주지 않는 사회의 냉혹함이 어쩌면 집안일을 보는 시각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다시 한번 이러한 세상에 일원으로서 인정받기 위해 애쓰고 있긴 있는데 참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세상은 정말 약간의 틈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단단한 모습으로 기회의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 들게 합니다. 얼마큼 더 자격을 갖추고 노력해야 작디작은 틈으로 나마 내 몸을 끼워 넣을 수가 있게 되는 것일까요?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일할 때에는 못 그만둬서 우울했는데 지금은 일하고 싶어서 우울하다는 점입니다. 일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이지만 그것은 일이 있어도, 일이 없어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일은 단조롭고 의미 없으며 사람의 영혼이나 수명을 갉아먹는 그런 행동뿐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일을 통해 자신의 불안함을 잠재우고 세상에 뭔가 기여를 하고 있다는 뿌듯함 역시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물론, 일에 따라서) 돈이 필요해서,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일하는 것이 가장 큰 주목적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라면 일을 계속해서 오래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머무르는 것은 상처도 받지 않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을 것 같은 착각을 갖게 합니다. 그러나 어차피 이 세상에서 삶이란 것을 계속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디에 머물게 되든지 스트레스나 상처를 피할 수 없습니다. 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요. 사람들이 싫어서 피하든, 어떤 사정에 의해서 혼자 생활하게 되든 그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세상에서 동떨어지는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이러한 생활방식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은 미래를 알지 못하는 까닭에 현재의 생활방식에 의문을 갖게 합니다.


현재의 삶 속에서 느끼고 있는 불편함, 혹은 고통스러움은 어쩌면 어디서라도 희망을 찾고 싶어 하는 무의식의 이끔일 수도 있게 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족스러운 삶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을 만족시켜 줄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현재의 고통과 불편함을 없애줄 무언가) 노력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면 그것에 의지하여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을 이겨나가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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