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 그렇지 않아요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어떤 때에는 정말 누군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만큼 극적인 이야기들도 존재한다. 그러한 이야기들을 듣거나 보게 될 때 가끔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나 해볼 수 있는 이러한 생각은 때로 너무나 쉽게 다른 사람의 생을 평가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의 생활은 비슷해 보이지만 자신만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기나긴 여정의 한 부분일 뿐이다. 이 여정 중 만나게 되는 바로 그 순간만으로는 결코 누군가의 입장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사랑과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증오와 원망의 마음으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기도 한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다른 시간대의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사람의 상상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시간을 초월하기는 어렵다. 공감력이 높은 사람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대신 느껴주지 못한다. 나와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그가 살아가고 있는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현대의 고도로 발달된 과학 기술과 학문의 발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여전히 배움에 있어서 불완전하며 자신이 아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불완전한 지식에 대한 인정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너무나 쉽게 평가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만이 완전한 지식과 이해를 가진 것처럼 여긴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그는 가장 어리석은 사람일 뿐이다. 누군가를 평가하면서 마음에 자신의 도덕적 우위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사람은 사실 그렇게 높은 수준의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은 상상에서만 가능한 일이고 누구도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서 판단할 수 없다.
때로는 어떤 사람의 행동 자체보다도 무엇 때문에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는 보편적인 도덕률이 존재하고 있지만 개인들 저마다의 도덕 수준은 천차만별이기에, 또한 그들이 처한 환경과 상황이 제각각인 만큼 한 가지 결론으로 올바름이 판단된다 하더라도 행동에 대한 의미는 전혀 다를 것이다.
사람의 내면 속에 존재하는 이러한 도덕 수준과 자기 자신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대부분의 일들(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행동하게 된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이해하기 원한다면 그가 소중하고 신성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된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부분과 사실상 안쪽에 숨어있는 부분이 다르기에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결국 사람은 생각하는 데로 행동하게 되어 있다.
사실 현대의 사회 구조는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하다. 가치와 가치가 부딪치는 일이 일어나고 다른 사람이나 현상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누구도 다른 사람에 대해 쉽게 판단하거나 편견을 갖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의 행동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따로 써야만 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우리 사회가, 가정이 좀 더 나은 곳이 되기 위해서는 기꺼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그 어려운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가 추구할 수 있는 공동선이란 것이 오늘날 과연 존재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만 그럼에도 개인의 판단에 앞서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보고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저렇게 했을 텐데....'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가정에 불과하다. 뱉어내기 쉬운 말을 통해 자신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힘써 노력하는 것이 세상을 위해 더 나은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