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함을 솔직함으로 가장하는

품위 없는 사람들

by zejebell

정말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 중 하나가 '난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너희들이 이해해.'라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은 다 '원래 그런 사람'들이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좀 더 배려하고 자신이 나아지기 위해, 또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원래 그런 사람'이란 것은 자신은 노력하지 않겠으니 너희들이 나에게 맞추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남들이 다 내게 맞춰주길 원하는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 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자신이 뭐라고 마땅히 해야 하는 노력을 뻔뻔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요구하는가?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될 수 있다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닌 것이다. 사회생활 만랩 선배들은 말도 잘한다.


사회 초년생 시절 우리에게는 다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실, 너라서 내가 이런 말이라도 해주는 거야."

"다른 사람 같으면 귀찮아서 이런 것까지 안 알려줘. 나니까 그래도..."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니 오해하지 말아."

"사적인 감정은 없는 거 알지?"


이런 말들이 처음엔 고마왔다. 진심인 말들도 있었을 수 있다. 그러나 계속 이런 조언 아닌 조언들이 쌓이다 보면 우리도 바보가 아닌 이상 진짜 우리를 위해서 하는 조언이 아니라 다 자신들이 편하고자 하는 말일뿐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혹은 일 부려먹기 편한 조직형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임을 알아버렸을 수도 있다. 물론, 진짜 조언쯤은 저 말들 사이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조언은 참으로 귀하고 우리에게 함부로 남발되지도 않는다. 우리가 제갈량이 아닌 이상 삼고초려 정도는 해줘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귀한 조언을 우리를 잘 알지도 못하는,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공짜로 해준다는 것은 왜일까?


친구 관계에서, 가족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하려는 일,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잘 모르면서 조언 아닌 잔소리를 무례하게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사랑하고 신뢰하는 사람들이어서 더 힘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계속 우리에게 함부로 하게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관계가 계속되는 한 그들의 부정적인 말에 시달려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절.png

당신의 무례함을 거절합니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솔직함을 가장한 조언이라 불리는 잔소리가 무례한 것임을 깨닫는 것이다. 그들이 말한 것은 그저 그들의 오지랖 때문이다. 우리가 요청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문제를 조금이라도 깊게 생각하고 말한다면, 적어도 예의를 갖춰 말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솔직한 직언을 무례하다고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말 일지라도 우리가 그들에게 먼저 요구하지 않았다면 역시 무례한 잔소리일 뿐이다.


그들은 그들의 솔직함을 가장한 무례한 말들을 우리에게 던져놓고는 재빨리 그들의 다른 관심사로 넘어가버린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변론할 시간마저 빼앗기고 마는 것이다.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결국 우리의 몫이 되어버리고 그들은 그렇게 그들의 무례함을 잊어버리고 만다. 이것은 너무도 불공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무례한 사람들에게서 벗어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역시 안보는 일이다. 관계를 끊어버리면 된다. 그럴 수 있는 사이라면. 그러나 그런 사이도 아니라면 우리가 정한 선을 넘지 않는 한 그들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릴 수밖에 없다. 우리가 들었던 아무 의미 없는 쓰레기 같은 말들을 곱씹으며 확대 해석하는 일은 가장 쓸데없는 시간낭비인 일이다.


무례한 그들에게 되돌려 주겠다고 너무 열심히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우리 자신의 리듬대로 평범하게, 자신마의 행복을 찾으며 그렇게 살면 된다. 어차피 성공하려고 하는 것도 행복하기 위해하는 일인데 현재의 행복을 미래의 행복으로 대체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무례함을 솔직함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그들과 멀어질 수 없는 관계라면 계속 참기만 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 우리가 참아주는 순간 그 무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향할 것이고 그것이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들의 무례함을 무례함으로 느끼고 있음을 똑똑히 알려줘야 한다.


"진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 아니시지요? 상당히 무례한 말처럼 들리는데요?"

"지금 그 말씀은 제게 하신 말씀이 맞는 것인가요?"

"그 농담은 제게 전혀 재미있지 않습니다."

가끔은 진지하게 혹은 농담 속에 뼈가 있는 것처럼 되받아 치는 것이다. (물론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예전에 집에서 자려고 누웠을 때 낮에 무례했던 상황에서 되받아 치지 못한 말들이 머릿속을 맴돌아 이불 킥을 했던 때가 있다. 처음이 어렵다. 처음 보인 단호한 태도는 쓰면 쓸수록 무례한 말들을 없애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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