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의 간곡한 호소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하는 예수 스토리

갈릴리 건너편에 이르니

거라사(Gerasenes, γαδαρηνων) 땅을 밟게 되었다.

배에서 내리자 마자

아주 남루한 옷을 입은 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주변 사람들이 말한다.

“저 사람은

무덤이 가득한 곳에서 살고 있는

노숙인입니다.”


그의 눈을 보니

자신의 눈이 아니었다.

악한 영에 사로잡혀

완전히 자신을 잃어버린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다.


무엇이 깨끗한지,

더러운 지를 분별을 하지 못하니

무엇이 옳은지 그릇된 것이지도

당연히 인식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악한 영으로부터

이 사람을 자유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악한 영아 그에게서 나오라!”

내 명령을 듣자 마자

그 사람 안에 있는 악한 영들이

나를 향해 이렇게 외친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당신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당신께 구하노니

나를 괴롭게 하지 마옵소서”

나는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는 말한다.

“우리 이름은 많은 귀신들입니다.”


이 사람은 악한 영 하나도 아니고

악한 영들의 집단에게 사로 잡혔구나.

그동안 얼마나 험악한 세상을 살아왔는가!


악한 영들이 나에게 간청을 한다.

“우리가 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우리를 바닥이 없는 심연(深淵:

the Abyss, ἄβυσσος, boundless, bottomless)으로

가라하지 마소서”


마침 이곳을 돼지 무리가 지나가고 있었다.

“우리가 저들에게 들어가게 하소서.”


나는 이것을 허락했다.

순간 악한 영들은 돼지 안으로 들어가

갈릴리 호수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을 맞이했다.


나는 짐작했다.

이 일로 인하여 또 소란이 일겠구나.

악한 영들이 돼지에게로 들어가

갈리리 호수로 뛰어들어가자,

돼지를 치던 사람이 놀라서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도망을 갔다.

돼지를 치던 사람은 동네로 뛰어들어가

자신이 본 광경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말하고 다녔다.


그렇기도 하지.

그 사람이 얼마나 놀랐을까?

게다가 하루 아침에 기르던

돼지 전체를 잃어버렸으니

망연자실했을 것이다.


이 사람도 어느새

나의 증인이 되어 버렸다.


이야기를 들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에게로 몰려들었다.

그들의 눈은

내 옆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집중되었다.


악한 영으로부터 자유케 된 사람이

온전한 모습으로 내 옆에 앉아있었으니까.

이들은 신기하기고 하고

한 편으로는 두려워하기도 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이들은 증인의 이야기를 듣고,

건강해진 사람을 보면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그래 기적이 없을 때에는

“기적을 보여주세요”라고 하지만,

기적이 순식간에 일어나면

“어떻게 된 일이냐?”라고 의심하는 것이

이들의 본심이다.

자초지종(自初至終)을 들은 사람들은

엉뚱한 이야기를 나에게 한다.

“제발 이 땅을 떠나주세요.”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이 곳에서 많은 일을 해 주세요”

고 요청해야 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들은

내가 떠나기를 간곡히 부탁하고 있다.

다행한 것은

온전한 자기 자신을 회복한 사람은

나에게 부탁한다.

“제가 주님과 함께 하기를 원합니다.

허락해 주세요.”

나는 허락하지 않았다.

“당신은 이제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온전한 자신을 찾았습니다.

이제 당신이 할 일이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을 하나님이 행하셨습니다.

당신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온 땅에 전해야 합니다.”


그는 내 말을 듣고 감사함으로

그 자리를 떠났다.

후에 들려진 이야기는

자기 자신을 회복한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나를 회복시켰습니다.”라고

자기가 살던 데가볼리(Decapolis, δεκαπολε) 지역을

돌아다니며 전하며 살았다고 한다.


바로 이 사람이 나를 믿는 자요

나의 증인이요 하나님의 자녀이다.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을 만난 고백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의 이름을 묻지 않았지만,

후에 그는 자신의 이름을

생명책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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