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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어제는 비가 내렸지

어제 오후 하늘이 뚫렸어.

가을을 떠나 겨울로 가는 길목이

너무 아쉬웠나봐

가을은 눈을 활짝 열고

눈물을 펑펑 쏟아냈어


 어둡고 짙은 구름으로

하늘을 뒤덮었지

세상은 어두웠어.


나는 집에 가야겠다는 일념으로

장콜을불렀어.

오후 3시 정각

무려 70대가 내 앞을 기다리고 있어.

'혹시 퇴근 시각보다  장콜이

일찍 도착하면 어떻게 하지? '

너무 일찍 장콜을 호출한 건 아닐까?

이러저런 생각으로


문자가 왔어.

"이제 다행이 비가 그쳤어요."

주어진 일을 계속하고 있었지.

 5시가 됐더니 20대가 남아 있어.

그래, 두 시간 기다렸는데 조금 더 기다리지 못할까? 퇴근 시작 5시 30분.

드디어 장애인 콜(장콜)이

연결됐다고 문자가 떴다.

그리고 동시에 전화벨이 울렸다.

"앞으로 30분 후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러면 언제 집에 도착하지?

나는 책상을 정리하고 바깥으로 나섰다.

금요일 저녁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길거리는 온통 앞으로 뒤로

가지 못하는 차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6시 10분에 차를 탔다.

집에 도착하니 6시 40분.

평소 혼자 다니던 시간보다

무려 한 시간이나 늦게 집에 도착했다.


피곤이 몰려온다.

11시도 채 되지 못해 나는 잠이 들었다.


토요일 아침이다.

하늘은 아직도 흐리다.


나는 다시 장콜을 기다리고 있다.

어제 예약했던 차는

이제서 연락이 왔다.

15분 걸릴 겁니다.


나는 늘 기다린다.

토요일 아침 내일이면 일요일이 되고 .

그다음 날은 월요일이 되겠지.

또 출근이다.


정년퇴직한 사람이

출근할 곳이 있다고 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리고 출근할 월요일을

기다린다는 것은

더욱 더 행복한 일이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나는 기다린다.

누군가는 토요일 아침

"야. 이틀간 쉬자!"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틀만 지나면

"다시 출근을 한다."

 이런 기분으로

오늘을 맞이한다.


눈 앞에 장애인 콜택시가

 나를 찾아서 내 앞에 도착해 있다.

 나는 장콜을 타고

 토요일 아침 어디론가 간다.

갈 곳이 있다는 것 기쁜 일이다.

그것이 병원이 됐든

 학교를 가든 직장이 되었든 간에

 어쨌든 간에 오늘 하루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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