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아빠는 이런 모습이었을까?
112에 전화를 걸고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마등처럼 많은 그림들이 수채화처럼 지나간다.
그려졌다가 쉬이 사라지고 또 그려진다.
초등학교 1학년때 아빠, 엄마와 함께 민속촌을 놀러간 일, 강릉 오죽헌에 가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던 추억들, 경포대 앞 호숫가에 줄줄이 서있는 나무들을 두고 숨바꼭질했던 시간들.
엄마는 가끔 아빠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어린 나와 손잡고 다니면서 아빠의 과거에 대해 말을 하곤했다.
조각난 이야기들을 퍼즐 맞추듯이 엮어보면, 아빠는 사랑을 목말라했던 분이었다.
엄한 아버지 아래에서 늘 혼나면서 어린시절을 지내왔다고. 고등학교 시절,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난 후, 얼마안되서 새할아버지와 함께 생활을 하게된 할머니. 그이후로 아빠는 친척집을 오가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대학입학 후 기숙사, 하숙집을 전전한 후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첫직장을 다니면서 중학교 단짝이었던 엄마와 다시만나 결혼식 없는 결혼을 하면서 나는 태어났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이후 아빠는 사업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사업은 성공을 거두고 확장을 하면서 아빠는 많은 여성과 교제를 하고 이로 인해 엄마와의 갈등은 시작되었다.
'엄마가 아빠 사업에 거추장스러운 존재인가봐'
엄마는 종종 이런 이야기를 내뱉었다.
그리고 아빠의 폭력은 시작되었다.
잔잔하고 차분히 대화를 나누기 보다는 '욱하며' 가차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되었다. 그 이후로 엄마에게서 웃는 얼굴은 커녕, 평범한 일상을 찾아보는 일은 거의없었다.
"아빠가 나를 마구 때려요
지금 내 팔이 부러진 것 같아요."
나는 졸지에 아빠를 아동학대로 고발했다.
아빠는 아동학대 피의자가 된 것이다.
잠시후 경찰 아저씨가 나를 찾아왔다.
한사람은 내 곁에 서있고, 다른 한분은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서는 큰소리가 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