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바빠요
인구라는 아이는 친화감이 뛰어난 것 같았다.
보통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데.
"형.. 사실.. 아이들이 어려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적었어.
그래서 형이 와서 나는 좋다. 그런데.. 살짝 형이 무섭지고 해."
무섭다고 하면서 할 말을 다하는 인구의 얼굴 보니 매우 귀엽다.
나는 인구의 손을 잡고 따라나섰다.
며칠 후 사무실 앞을 지나가는데 인구의 목소리가 들렸다.
'얘가 뭐하고 있지?'
나는 인구의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엄마. 나.. 잘 있어....걱정하지마."
인구는 엄마와 통화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핸드폰? 게임기? 엄마 나 사무실에 그거 맡겼어.
그래,....그래..... 여기 오기 전에.. 게임 중독에 가까왔지.
처음에는 그랬어..
그런데... 엄마... 여기 무지 재미있어.. 핸드폰 없어도
게임을 하지 않아도 무지 바빠...할 수 있는게.. 많아.
걱정하지마."
통화내용이 신기했다.
"게임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나는 인구가 전화통화 마치기를 기다렸다.
인구가 사무실에서 나왔다.
"인구야...."
인구는 나를 보고 웃음을 지으며 반색을 했다.
"형... "
"인구야..너 여기 오기 전에 게임중독이었니?'
인구는 '히히히' 웃으면서 "어...어떻게 알았어?
내가 엄마와 전화하는 것 들었구나?"
"그래...그런데.."
"응... 여기와서 처음에는 미칠 것 같았어.
내 손에 핸드폰이 쥐어져 있어야 하는데.. .없어서 허전하고.
무엇인가 해야 하는데. 심심하고..
엊그제 말했지? 이야기하고 놀 아이들도 없고..
그런데...일주일인가 열흘즘 지났을 때 부터 나는 여기가 너무 좋더라구.
핸드폰으로 하는 게임보다 즐거운 것이 너무 많아.."
인구는 그동안 자기가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신나게 열거하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숨도 쉬지않고..
"형 내 서랍에 내가 접은 딱지가 한 가득이야. 그리고.. 연도 만들었어.."
나는 인구가 말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형... 그리고 나 원장님과 영어공부도 시작했어. 수학공부도 해.
하하하. 내가 6학년 수준도 안되더라구... 그래서 5학년것 부터 시작했어.
지금 내가 6학년 2학기 수학을 하고 있어.. 형도 해봐..."
아니.. 인구가. 놀이 뿐 아니라 공부에 대해서도 자신감있게 떠들고 있었다.
순간. 나에게 고민이 시작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3년 수준이 되기는 할까?'
나는 인구말대로 기관의 프로그램을 따라 가 보기로 했다.
반 선생님께서는 "명석아.. 너는 중3이잖아.. 아마 공익 선생님과 원장님깨서 너의 학업을 지도해 주실거야.. 달리 말하면 개인교습이 될거야..."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인구와 초등학생 세네명을 대리고 운동장으로 갔다.
마침 일주일에 한번씩 오시는 축구선생님께서 나에게 부탁한 일이 있었다.
"명석아..혹 시간을 내서 동생들을 데리고 축구할 수 있니?"
개임만 하던 나에게 축구를 권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루 하루 바쁘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친구 생각은 나에게서 떠날 수 없었다.
'너희들 잘 지내냐? 내 생각은 하고 있냐?'
이틀 후 원장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이야기 들었지? 나와 공부를 같이하는 것.. 인구도 하고 있으니까.
참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나지?"
"네... 친구들..."
"그래..그런데..;. 친구들 중에서 공부는 누가 제일 잘하니?"
나는 질문을 받자마자 당당하게 말했다.
"제가 제일 잘해요.. 걔들 지지리도 못해요."
그러자.."너도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서.."라고 말씀하시자
"걔들은 더 안해요... 너무 안해요.. 걔들 참 걱정이에요."라고 나는 대답했다.
순간..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내가 누굴 걱정하는거야?'하고
반문했다.
나는....
그러자 원장님께서 재차 물으셨다.
"명석아 명석이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뭘까? 말해줄 수 있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