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너머 말랑하게 부푼 유혹이 열렸어
더듬이 세운 나비의 부산한 몸짓에 눈뜬 햇살이
방마다 불 밝히는 저녁
오래 걸어온 밤은 달빛 뒤집다 잘 삭힌 눈물로
아삭하게 데친 새벽을 쫑쫑 다져 섞겠지
시소 오르던 순간 쿵, 깨진 팔꿈치가 떠올라
모래알 사이사이 혼자 흐르던 피
놀이터의 각도는 여전히 뜨거운 수프 속을 맴돌까
차오른 흉터는 실금 아래 묻혔지만
색색 수수깡 집엔 빨강머리 앤이 춤추고 고무줄놀이는
아직 다 끝나지 않았어
나비야 나비야 궁금하지 않니
허공에서 흔들리는 우주의 깊숙한 은밀함이
왜 날마다 거듭되는지를
단맛 탐하는 하루는 성급히 지운 전언
혈액형 없는 소문은 식어버린 오믈렛 맛이야
팔딱이던 은빛 비늘 낮달처럼 희미해질 때면 한때
나를 둘러싼 물고기자리에 데인 목젖이 아려오곤 해
수평으로 익는 간격은 위태롭지 않아
양파 뿌리 자르며 훌쩍이는 거울 속 비밀이
온도 올리고 있어
쫀득하게 부푼 반죽 지나 더께 벗은 나의 무릎 지나
나비 입술로 나팔꽃 입술로 조물조물 너의 입술로,
고소한 붉은 색이 사라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