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의 오후

by 봄날

알림이 울렸다.

소리를 듣고도 눈을 감고 있었다.

개슴츠레 눈을 뜨니 햇볕이 한가득 눈에 들어와

다시 눈을 감았다.

겨우 일어나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고양이들이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스익하고 웃으며 말했다.

밥 줘야지!

밥을 주고 물을 새로 뜨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커피.

아차차. 커피가 떨어졌다.

컵에는 우유만 덩그러니 담겨있었다.

오늘의 카패라떼는 없구나!

냉장고 냉동실에서 식빵을 꺼내어

딱딱한 빵을 어그적거리며 씹었다.

카페가 열었음직한 시간이었다.

거울 앞에 가서 머리를 빗고

후줄건한 티셔츠의 주름을 펴 보았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티쳐츠를 접어서

허리춤 꽃무늬 치마 속으로 넣었다.

그리고는 카페에 갔다.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서 기다렸다.

이윽고 내가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글을 적었다.

카페에 있는 동안 옆자리 사람들이 몇 번이나

바뀌었다.

카페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일어나 컵을 반납하고

집으로 왔다.

고양이들이 숨어서 보이지 않았다.

샐러드 야채를 씼었다.

야채에 닭가슴살 큐브를 넣고

샐러드 드레싱을 뿌려서 먹었다.

룰루... 입을 오물거리며 노래를 불렀다.

욕실에 들어가 양치를 하려다

거울 속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빗으로 머리카락을 빗었지만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뼏쳐 있었고

얼굴은 마치 금방 자고 일어난 듯했다.

아! 이 모습으로 카페에 갔다 왔구나!

카페에 갔을 때 불친철했던 카페 점원이 생각났다.

고개를 끄덕였다.

한량의 오후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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