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3 08:09 아침에_pad drawing_59.4x42cm_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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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비워 마음을 비우는가, 마음을 비워 몸을 비우는가.. 마음을 바꿔 먹어야 한다.. 허전함을 시원함으로 대체한다.. 안 그러면 있는 힘을 다 써버릴 때까지 기다려야 비로소 붓끝이 가벼워질 것이라서 그렇다.. 헌데 늙은 몸이 어피차 가벼운데 마음마저 가볍다면? 겨드랑이가 가려워 날개라도 돋을지 누가 알겠나.. 힘도 없는데 마음마저 무거우면 그 육신을 어찌 이고 지고 가나.. 어차피 가야 하는 길인데 말이다.
8.23 16:08 cafe seayard에서_pad drawing_59.4x42cm_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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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수가 있는 서쪽 바닷가의 풍광이 친숙하게 낯설다. 낯섦이 반갑고 새롭다. 헌데 아까 거제식물원에서 본 거대한 야자수와는 딴판이다. 얼핏 보기에 야무지고 찰져보이기까지 하다. 하긴 함부로 키운 커다란 몸집의 푸석한 살집으로는 사계절의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기 힘들 거다. 그래서 그런가, 풍광이 그리 이국적이지 않다.. 헌데 알고보니 야자수가 아니라 종려나무란다, 어쩐지.
8.23 16:54 서쪽 바닷가에서_pad drawing_42x59.4cm_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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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하게 넙적한 야자수 잎이 후덥지근한 바람을 안고 낭창, 허공을 휘감네.
8.23 18:30 그냥 앞산_pad drawing_42x59.4cm_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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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앞산처럼
창을 열면 거기 있어 보고 있노라면
숨이라도 쉬는 양 가만히 꿈틀거린다.
번들거리는 낮바다의 윤슬 아래 꿀렁거리는
그것처럼 무한한 존재감으로 마냥, 거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