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햇살 속으로 나올 노랑이, 너를 기다리며.
천흥 저수지에 가면 가장 먼저 달려와 반기던 아이가 있었다.
치즈색 털을 가진 고양이, 노랑이.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선뜻 제 손길을 허락해 준 아이.
햇살 좋은 어느 날,
노랑이는 제 손등에 머리를 살짝 부비며 마음을 열어주었다.
그 작은 순간이 얼마나 따뜻하고 벅찼는지!!!
그런 노랑이가 며칠 전부터 이상했다.
늘 반갑게 달려오던 아이가 차 밑에 웅크린 채 나오질 않았고,
부르면 힘없이 '야옹' 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턱 아래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구내염.
길 위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흔하고, 또 너무나 아픈 병/
병원에 문의했지만,
직접 데려오지 않으면 약 처방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때 원장님의 말씀이 왜 그리도 아팠던지.
인터넷을 뒤져 구내염에 좋다는 영양제를 사료에 섞어 보탰지만
노랑이는 이제 사람이 있는 곳을 꺼리고, 밥도 잘 먹으러 오지 않는다.
하루하루 노랑이의 모습을 볼 수 없을까 봐,
혹여 그 작은 몸이 더 아플까 봐 마음이 무너진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적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노랑아, 언제든 괜찮아지면
네가 다시 힘내서 다가오기를
나는 이 자리에서 조용히 기다릴게.
<노랑이를 기다리며>
한 번 허락했던 따스한 손길을
아픔은 쉽게 앗아가 버렸지만
너를 향한 내 마음은
한 번도 멀어진 적 없단다
기다릴게
네가 다시 햇살 속에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가올 때까지
***다행히, 노랑이의 상태는 처음보다 좋아졌지만, 요즘은 쉽게 사람의 곁으로 다가오지 않네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노랑이가 아프지만 않다면 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