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흥 저수지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천흥 저수지.
누군가에겐 그냥 지나치는 동네 저수지일 뿐일지도 모른다.
주말이면 낚시꾼들이 자리를 잡고, 평일 아침이면 운동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히 오간다.
하지만 나에게 이곳은, 그저 그런 ‘장소’가 아니다.
나는 매일 이 저수지를 찾는다.
특별한 계획이 있어서도, 무언가 대단한 일이 일어나길 바라서도 아니다.
그저 이곳에 오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세상이 덜 복잡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비늘이 반짝이는 수면을 바라보다 보면 어제의 근심도, 내일의 걱정도 물결처럼 잦아든다.
이곳은 나의 하루가 시작되는 곳이자,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는 작은 성소 같다.
그리고 여기에 사는 고양이들. 그들은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처음엔 조심스레 지켜보기만 했던 녀석들이 이젠 내 발소리를 알아듣고 천천히 다가온다.
특히 엄마냥이가 아기냥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날이면, 나는 삶의 한 장면을 선물처럼 받은 기분이 든다.
그 당당한 걸음, 아기들을 향한 시선,
‘얘가 내 새끼들이야. 정말 예쁘지 않니?’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 그 앞에 서면, 나는 말을 잃는다.
생명의 경이로움 앞에서는 설명이 필요 없다는 것을 배운다.
나에게 이곳은, 매일 걷는 길이지만 한 번도 같은 적이 없는 길이다.
고양이의 걸음, 나뭇잎의 흔들림, 바람의 방향이 다르기에 이곳은 언제나 새롭고, 그래서 언제나 기다려진다.
이곳은 분명 나만의 공간이지만, 어느새 나는 느낀다.
이 고요한 저수지를 찾는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와 마음을 품고 이곳을 걷고 있다는 걸.
그리고 문득, 생각하게 된다.
‘우리 모두에게 이곳은 어떤 의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