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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 이곳은

함께 살아가는 곳...

by 김편선

일요일 오전.

천흥 저수지에 가기 전 만남을 가지기로 했다.

나의 글을 보고 이 천흥저수지 근처에 사시는 분이시라며 댓글을 남겨 주신 분을 만나기로 했다.



약속을 잡고서부터 몹시 설렜다.

어떤 분이실까?

어색하지는 않을까?



서두른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나는 약속시간에 딱 맞춰서야 약속한 카페에 도착했다.

천흥 저수지 아래에 있는 예쁜 카페이다.

카페에 들어서니

"작가님"

하면서 반갑게 다가오시는 **님.

나는 커피 대접 하려고 빈손으로 갔는데, **님께서 벌써 커피도 주문해 두셨고, 예쁜 화분 선물까지 안겨주셨아.



자리에 앉자마자 우리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천흥 저수지, 이곳에 사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 자리에 사료가 있으면, 어느 밥자리가 잘 정리되어 있으면, 우린..

서로를 생각했었나 보다.

나도. **님도.



나는 그저 아이들이 좋아 사료와 겨울집과 간식을 챙겨주었을 뿐인데,

그리고, 나 때문에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싫어하면 안 된다는 마음에 열심히 주변을 청소하고 했는데,

그저 그 정도의 깜냥이었는데,

그래서 내가 해주지 못하는 TNR을 해주신 **님이 너무 고마웠는데.



내가 만난 **님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집에서도 길고양이들을 거둬 키우고 계시고,

또 사시는 곳 주변의 길고양이들도 돌보시고,

매년 아이들 중성화에 병든 아이들 치료까지 정말 나의 열 배, 스무 배, 아니 비교하지 못할 만큼 애쓰고 계신 분이셨다.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졌지만,

또 한편으론 몹시도 행복했다.

이런 분과 만날 수 있다니.



**님은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으로 아이들 병원행이 힘들다 하셨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병원 동행을 맡아주기로 했다.

약속을 하고는 또 한참을 사진을 보기도 하고, 유튜브를 보기도 하면서 아이들 이야기를 나눴다.

헤어지면서 또 한 번 이동 봉사를 약속하고.



**님과 나.

우리 처음 만난 사이인데, 정말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오늘은 만남은

우리에게 천흥 저수지 이곳이 그리고 길냥이들이 살아가는 모든 곳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해 준다.



우리 모두에게 이곳은.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다.

치열하게 사랑하는 삶의 현장이다.

"함께"를 이뤄나갈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천흥 저수지 이곳은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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