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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Oct 29. 2023

요즘 아이들은

요즘 아이들을 못마땅해하는 요즘 어른들에게

"요즘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우리의 대화 속에서 만나는 요즘 아이들은 반항심 가득하고, 버르장머리 없고, 비속어가 일상어이고, 말대답 또박또박 잘 하는 아이들이다.



나는 요즘 아이들을 20년 넘게 만나며 살고 있다. 그렇다면 난 이미 괴물이 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매년 만나는 요즘 아이들은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그저 세월이 변하는 것을 요즘 어른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오늘 아침 알바를 나갔다. <글로벌 투어>라는 관광회사를 운영하는 언니는 주로 통근, 통학, 학원 버스를 운행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 기사님들 사정이 생기면 나에게 운행을 부탁한다. 그래서 요 며칠 아침마다 고등학생 아이들 등교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나는 운행을 할 때 사람이 타고 내릴 때마다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안녕히 가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그러면 보통 아줌마 승객분들은 격하게 반응해 주신다. 처음 만나도 매일 만나는 사람인 것처럼 대해 주신다. 때로는 간식도 건네주곤 하신다.

남자 승객분들은 대부분 무반응이다. 점잖게 고개만 까딱해 주셔도 대단한 반응이다. 간혹 젊은 친구들은 먼저 인사말을 건네기도 한다. 



오늘의 승객님들인 요즘 아이들 고등학생들은 어떨까? 20명 정도의 아이들이 타는데 처음에 인사를 건넸을 때는 그저 그런가보다는 식의 무반응이었다.



사실 어제 밤늦게까지 친구랑 카톡을 했을 것이다. 밤새 게임을 하다가 자동 모드로 돌려놓고 나온 요즘 아이도 있을 것이다. 엄마랑 실랑이를 하고 나온 요즘 아이도 있겠지.

그래서인지 대부분 무반응이다. 20명 중 한두 명 정도가 내 인사에 같이 인사를 건넨다. 



일주일 정도 아이들과 만났다. 이제는 요즘 아이들도 제법 인사를 받아준다. 통학 버스를 탈 때는 아직 잠이 덜 깬 건지 피곤한 건지 무심하다가도 학교 앞에서 내려주면서 인사를 건네면 10명 정도는 내 인사에 화답해 준다. 그중 한두 명 정도는 끝까지 무심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은 요즘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여전히 사랑스럽다. "요즘 어른들"인 우리들이 세월의 변화를 무시하고 자꾸만 우리들이 "요즘 아이들"이던 시절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버르장머리 없고 반항심만 가득하다는 요즘 아이들을 요즘 어른들인 우리가 키우지 않았는가? 



사랑스럽고 소중한 "요즘 아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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