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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Nov 20. 2023

일단은 대기중

병원에서 온 연락

공항에 내려 경전철을 타고 이동하는 중에 병원에서 연락이 온다.

불안하다.

여행 내내 아무 연락이 없었음에 감사하며 전화를 받았다.




익숙한 목소리.

담당 간호사님이다.

열이 오른다며 코로나와 독감 검사를 해봐야겠다며 확인차 전화를 주셨다.




동의 의사를 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단대병원으로 가봐야 할 것 같다신다.

독감도 코로나도 아닌데, 

항생제를 써도 열이 내리지 않는다시며...주치의 선생님을 바꿔 주신다.

그렇구나.

역시 불안함의 정체가 이것이었구나 싶었다.




상황을 받아들인 순간

남편의 상황을 걱정하기보다 내 상황이 더 걱정되었다.

일은 어떻게 하고,

간병비는 어떻게 하며,

당장의 문제들이 나를 더 어수선하게 했다.

이런 나를 이기적이라고 해야할까?




이번에 바뀐 주치의 선생님의 태도도 사뭇 불편했다.

사실 선생님이 문제가 아니라 

나의 상황이 문제인 것이다.

그걸 나도 모르지 않는다.




환자의 보호자라는 이름으로

4년 하고도 10개월.

이제는 힘들다기 보다 그저 일상으로 받아들였는데,

언제가 말했듯이 

그 일상이라는 말 속에는 

참 많은 변화무쌍함이 있다.

그것들을 다 받아들인 상태의 일상이다.

그래서 나의 일상은

대체로 평화롭지만 

대부분 무겁다.




남편이 밥을 먹지 못하고

콧줄로 영양분을 공급받고 있은 지 어느새 1년이 되었다.

그래서 난 수시로 저릿하다.

이제는 내 남편으로서 이 사람을 보기보다는

한 사람으로서 보게 된다.

그러면 더 저릿하다.




난 지금 

일상을 유지하면서 

일단 대기중이다.

남편의 건강 상태가 어떻게 될지 몰라 

일단 대기중이다.




모든 새로운 일을 계획하는 것은 중단한 채

하던 일들만 하고는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한다.

전화벨 소리가 두려운 며칠이 될 듯 싶다.




여행에서 돌아와 살짝 떠 있는 내 마음도

무언가 계획할 수 없어 부유하는 내 생활도

떠내려갈 듯한 내 마음도




일단은 

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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