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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May 20. 2024

감기와 결심

요즘 감기로 일주일 넘게 고생을 하면서

주말에 할 일은 태산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 누워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선 아픈 곳이 아주 많은데도 불구하고,

5월에 감기까지 달고 골골되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뭐가 잘못된

걸까란 생각까지 하게 됐다.


나이도 있고, 태생적으로 남들보다

건강하지 못하게 태어난 부분도

있을 수도 있고... 먹는 것도 혼자

살다 보니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먹지 않는데 따른 영양 불균형에서

오는 문제도 있을 테지만 이것저것

떠나서 운동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기초 체력이 약한 데서 오는 면역력

저하가 가장 큰 문제란 생각이 들었다.


회사 근처나, 집 근처에 헬스클럽이 있지만

토리를 혼자 두고 서까지 퇴근 후에 운동을

하는 건 내키지가 않고, 뭐 그렇다고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도 피곤한

회사 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 같아

산책은 아침, 저녁으로 토리 때문에 매일

하니까 근력 운동을 집에서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하기로 했다.


나만 그럴 수도 있는 건데 사실 자기 전에

몇 분하는 스트레칭도 귀찮아서 거를 때가

있는데 매일 집에서 혼자 근력운동을

하는 건 나에게 크나큰 인내력이 필요하며,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 요즘 어깨가 아파서

일주일에 한 번 가는 마사지샵에서 나한테

근육이 없다, 근력 운동을 하란 말을

여러 번 했었는데, 어느 날은 그분이

나한테 진심으로 얘기하는 건데 근력

운동을 꼭 하라는 얘기를 더 이상 흘려

들어선 안될 거 같아 운동을 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사실 퇴근하고 조금 귀찮지만, 시간을

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고,

그 몇 분이 쌓이면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거란 걸 알기게 아주 큰 마음을 먹고

무슨 일이 있어도 단 1분이라도 운동을

하기로 하고, 처음으로 내가 시작한 것은

소파 뒤에서 소파를 양손으로 잡고

스쿼를 100개 하기로 했다.


뭐 태생적으로 다리가 불편하다 보니

남들과 똑같은 자세로 할 순 없지만,

최대한 바른 자세로 하려고 하고, 무엇보다

혼자하는 운동이다 보니 안전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소파를 잡고 하고 있다.

스쿼트에 중점을 두는 것은 어깨 힘줄이 파열되어 

팔 운동은 내 마음대로 운동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거 같아 다리 및 코어 운동을 

중심으로 하기로 한 것이다.

주말 산책

퇴근하고, 토리 산책 후 간단히 음식을

챙겨 먹은 뒤에  소파 뒤에서 부스럭되면서

운동을 하는 나를 토리는 소파에 편히 누워

꾸벅꾸벅 졸면서도 한 번씩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고, 테라스 문을 열어놓고

어둠이 거실을 가득 메울 때쯤 반대편 문을

열지 않은 창문에 비치는 나를 거울삼아

운동을 하고 있으니 뭐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하는데도 등줄기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니 근데 이게 내가 내 맘대로 집에서 혼자서

막하는(?) 운동인데도 할 때랑 안 할 때랑

걸을 때 차이가 많이 느껴졌다. 워낙 다리가

약하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이게 잠시 잠깐

하는데도 걸을 때 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게

걸을 때마다 한 발 내 딛기가 수월해진

기분이 든다.


이렇게 우리는 바쁘고, 피곤해도 내가

잠시 시간을 들여 뭔가를 하게 되면

그 시간이 길지 않더라도 꾸준히만 하면

그게 크나큰 시너지를 만들어 준다는 걸

느끼게 된다. 비단 이게 내가 잠시잠깐

하는 운동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마찬가지

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요즘은 몸도 안 좋고 해서 책을 잠시

멀리하다가 오늘 출근길에 2배속

오디오 북을 들으면서 출근을 하는데,

출근길에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분비되는

거처럼 출근길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운전 중에 책을 듣는 건데도 책

내용이 한 자 한 자 귀에 박히듯이

들어오면서 그 어느 예능이나 영화보다

재밌었다.


당장 귀찮고, 바빠도 내가 할 일을

매일 조금씩이라도 해내는 거,

그것이 이제 귀찮은 일이 아니라

매일 인생에 좋은 선물을 쌓아간단 생각으로

해야겠다. 운동을 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

독서를 하는 것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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