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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Feb 13. 2024

잠도 오지 않는 밤에…….

2024년 2월 13일 화요일, 흐림


요 근래 들어 잠을 자주 설치게 된다. 아내는 우스갯소리로 그게 나이가 들어가는 증거라고 하지만, 이런 말 저런 말 다 치우고, 일단 밤을 새우게 되면 다음 날에 큰 지장이 초래된다. 거의 제정신으로 하루를 보내기가 어려울 정도다. 하루 종일 귀에서는 이명이 들리는 것 같고, 눈앞에는 뭔가가 일렁이는 것 같다. 몸에 조금이라도 힘을 빼고 걷다 보면 발을 헛디디거나 넘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떤 글에서 그런 대목을 본 적이 있다.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는 건 불면증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그날의 에너지를 모두 쓰지 않은 증거라고 말이다. 일견 타당하다 싶어 내 나름 남은 에너지를 소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누웠다가도 다시 벌떡 일어나 글도 써보고 심지어 딱딱한 책도 읽어 본다. 그렇게 읽다 보면 잠이 올 거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해 봐도 쉽게 해결되는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시간이 깊어갈수록 오히려 정신이 더 말짱해지는 것 같다고나 할까? 솔직히 책을 읽다 보면 졸게 된다. 졸다 졸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자리에 누워보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어두운 천장만 하염없이 바라보게 될 뿐이다.

아마도 내가 써본 방법 중에 가장 최악의 방법은 유튜브 영상 시청일 것이다. 웬만해선 유튜브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유는 뻔하다. 하나를 보기 시작하면 타고 들어가서 심지어는 내가 별로 관심이 없는 분야까지 보게 된다는 것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잠은 더더욱 멀리 달아나고 만다.


결국 그렇게 해서 어제도 밤을 꼬박 새우고 말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유튜브로 쓸데없는 것을 보지는 않았다.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의 것, 글을 쓰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될 만한 영상들만 선별해 봤다. 그래도 한밤중의 유튜브 시청은 어리석은 선택이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어제 하루 잠을 청하지 못했으니, 적어도 오늘밤은 깊이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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