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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r 04. 2024

첫 만남, 새 출발

2026년 3월 4일 월요일, 흐림


기대 1/3, 설렘 1/3, 그리고 두려움 1/3로, 드디어 첫날을 맞이했다. 아니나 다를까, 밤새 뒤척이다 새벽 3시가 넘는 걸 보고 잠이 들고 말았다. 고작 2시간 반의 취침, 해마다 중요한 날만 되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그 고질병이 또 도진 셈이다. 그래도 최소한 오늘은 피곤한 가운데에도 하루를 너끈히 지탱하게 될 터였다. 1년 중에서 가장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날이기 때문이겠다. 어쩌면 실수를 용납할 수 없는 날이다. 아이들도 그럴 테지만, 나 역시 첫 단추를 제대로 꿰어야 하니까.


설령 작년의 기억이 아무리 좋았다고 해도 그때의 생각에 젖어 있는 건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좋았던 기억이건 그렇지 않았건 간에 생각의 찌꺼기는 얼른 털어내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던가? 운이 좋아서 작년의 교실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지만, 올라온 아이들에게는 모든 게 새로울 터였다. 오늘부로 새로운 친구들과 새 담임을 만났고, 새 교실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그러니 당연히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생각보다도 아이들에 대한 첫인상은 괜찮았다. 말이 3학년이지 어제까지만 해도 2학년이었던 애들이었다. 그래서일까, 아직 어린 아기들이었다. 이 아이들과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다시금 마음이 설렜다. 뭐, 어찌 되었든 설렘의 감정이 있다는 건 청신호다. 식상해 빠진 나머지 매너리즘에 젖어 생활해야 한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것도 없으리라.

알차고 재미있는 한 해를 그려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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