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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Apr 06. 2024

서울 나들이, 그리고 걷기

2024년 4월 6일 토요일, 흐림


정말 오늘 푸지게 걸었다. 정확한 거리를 재어보진 않았다. 아마 얼마 전 현장체험학습 사전답사 갔을 때만큼 걷지 않았을까 싶다. 그때는 한 번만에 9km를 걸었지만, 오늘은 자잘하게 그 정도를 걸었다. 그날보다 다리가 더 당기고 쑤시는 걸로 봐선 더 많이 걸었을지도 모르겠다.


맨 처음 경복궁을 들렀다. 궁 안이 꽤 넓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제대로 느껴볼 기회는 없었다. 줄이 너무 길어 입장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남은 8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곳을 봐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다음은 교보문고 광화문점이었다. 아주 오래전 들렀을 때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그 서점이 아니었다. 세월의 변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일 테다. 서점은 책만 파는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뭔가 잡다한 게 잔뜩 들어와 있으니 마치 대형문구점에 딸린 서점 같았다. 썩 유쾌한 마음이 들지 않아 거의 들어가자마자 나와 버렸다.


그다음은 창덕궁을 봤다. 제대로 보려면 이곳만 해도 반나절은 걸릴 것 같았다. 약간의 과장을 섞자면 거의 절반 정도가 외국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궁궐이라는 곳은 외국인에게 핫플레이스인 모양이었다. 창덕궁 끝까지 가니 작은 문 하나를 경계로 창경궁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런 멋진 곳이 있다니......


이어서 북촌 한옥마을로 갔다. 여기는 창덕궁이나 창경궁보다 외국인이 더 많았다. 우리의 전통적인 것을 하나라도 더 눈에 담아두려는 외국인을 보면서 자랑스러운 마음과 함께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남대문 시장이었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뭘 하나 사 먹으려고 해도 줄이 너무 길었다. 호떡이라고 하나 사 먹긴 했는데 솔직히 니 맛도 내 맛도 없었다.


어쨌거나 오늘은 나름 여행다운 여행을 했다. 다만 너무 걸었다는 것만 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뚜벅이족의 숙명이라 생각하면 그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 기차 안에 타고 앉아 있으려니 이번에도 다리가 후덜거린다. 얼른 가서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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