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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pr 29. 2024

언제나 뛰는 아이들

2024년 4월 29일 월요일, 비


확실히 학교에 오니 정신이 없다. 아이들은 하루 종일 입을 다물지 않는다. 교실과 복도에서 천천히 걷는 아이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아니,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그건 애초에 불가능한 건지도 모른다. 예전에 어떤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린이들은 발바닥에서 자체적으로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쉴 새 없이 뛰어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 확인을 해보진 못했다. 마치 그 선생님의 말이 맞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한 녀석도 걸어 다니는 녀석이 없다. 뭐, 거의 날아다닌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너무 뛰어서 속상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한 번씩 이런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까지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복도에서 혹은 교실에서 저렇게 신나게 뛰고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싶기도 하다. 사람이 저렇게도 해맑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면 그래서 어린아이가 아닌가 싶긴 하다. 따지고 보면 그놈의 체면 때문에 우린 본성과는 달리 근엄하고 진지한 척 생활하게 된다. 게다가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닌가? 행동이나 말에 있어서 더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가끔씩은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저렇게 마음 놓고 뛰어본 게 언제였던가 싶다. 나에게도 저럴 때가 분명 있었을 텐데, 그 순수함이나 천진난만함을 더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닳아버리고 만 그 인생이 가여울 때가 있다.


가버린 시간이 돌아오는 법은 없다. 그때의 그 순수함을 다시 찾을 방법은 없다. 틈만 나면 정신없이 떠들고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 오랜 예전의 내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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