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요일, 맑음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그리고 행정실장이 참석하는 부장교사 저녁 식사 자리에 갔다. 한창 젊을 때에는 이런 자리가 그리도 싫더니 이제는 많이 능글맞아진 건지 오히려 생각보다 훈훈한 분위기에 꽤 괜찮은 시간을 보냈다. 결국 모든 건 나이가 들어봐야 아는 모양이었다.
어차피 뭔가를 성토하기 위해 갖는 자리는 아닌 셈이다. 관리자 입장에선 중심적인 업무를 맡아갈 부장교사들에게 잘 부탁한다는 뜻을 당부하는 자리였고, 부장교사들에겐 편안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관리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한 만남이었다.
확실히 작년과 비교했을 때 많은 점에서 여건이 좋아졌다. 매사에 사람을 못 믿던 전임 관리자와는 판이하게 다른 분이 부임해 왔기 때문이다. 그 이점을 모든 선생님들이 느끼고 있을 정도다. 요즘은 그렇다. 모여서 이런저런 얘길 나눠보면, 교장선생님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해서 학교가 이렇게 달라질 줄은 몰랐다고 말이다.
다른 곳도 비슷할 순 있겠지만, 교육현장은 특별히 더 그렇다. 아무리 험악하거나 궂은 분위기도 어떤 교장선생님이 오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진다. 모든 결정권을 갖는 자리니 당연한 것이겠다. 뻔히 이런 사실을 알고는 있어도 학교 분위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도긴개긴, 관리자들의 유형이 늘 거기서 거기기 때문이다. 좋다고 모두들 입을 모아 칭송하지만, 그래도 관리자는 관리자란 사실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