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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y 27. 2024

정신없던 하루

2024년 5월 27일 월요일, 흐림


오늘은 다른 날에 정신이 없는 하루를 보냈다. 생존수영 교육을 종료한 다음인 점도 그랬고, 이제 공식적으로 밖에 차를 타고 나가는 활동은 없다는 점도 그러했지 않나 싶다. 물론 각종 안전사고라는 게 반드시 밖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다만 외부에서의 활동 시 사고가 일어날 경우, 아무래도 교내에서의 그것보다 심각한 사안인 사례가 더 많다는 게 문제일 수 있는 것이겠다.


마음을 놓았다기보다는 조금은 더 편안해졌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럴수록 신경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게 늘 긴장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였을까? 아침부터 몸과 마음을 바쁘게 하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


그렇잖아도 오늘 군입대로 자리를 비운 동학년 남자선생님을 대신해서 누군가가 오기로 되어 있어 그분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던 차였다. 난데없이 교감선생님이 복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체로 이런 상황이면 그다지 반가운 일일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교감선생님이 대뜸 나를 보자마자 전학생이 있다고 했다.


특별히 내가 전학생의 존재를 꺼릴 이유는 없다. 다만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받게 되니 그게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새로 오는 선생님을, 동학년 선생님들과 3분 뒤에 한자리에서 보기로 했는데, 전학생이 오는 바람에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일단 아이를 데리고 교실로 가서 친구들에게 인사를 시키고 자리에 앉혔다. 잠시 자습을 시킨 뒤에 동학년 연구실로 가 새로 온 선생님과 인사를 나눴다.


업무적인 면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는 동안 교실에 두고 온 전학생이 신경 쓰였다. 혼자 얼마나 뻘쭘해하고 있을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기존의 여자애들이 그 아이를 잘 이끌어줬고, 아직 이름은 다 못 외웠어도 엄청난 친화력을 발휘하며 금세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정말이지 아침부터 정신이 없던 하루였다. 새로운 사람을 둘이나 만나게 되어 반갑기 그지없었다. 뭔가 색다른 기운이 느껴져 더없이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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