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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y 28. 2024

내가 제일 잘 났다,라는 생각

2024년 5월 28일 화요일, 맑음


요즘은 완벽한 자기 PR 시대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타인이 잘 되는 꼴을 못 본다. 누군가가 잘 되었을 때 겉으론 축하와 찬사를 쏟아내지만, 속마음은 결코 그렇지 않다. 다만 옹졸한 자신의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을 뿐이다. 반면에 자기가 이뤄낸 성취에 대해선 사람들로부터 진심 어린 축하와 찬사를 바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쳇말로 딱 전형적인 'FT 아일랜드'들이다. 'FT 아일랜드'들은 자신은 타인에게 T 성향의 기질을 보이면서, 타인은 기꺼이 자신에게 F성향이기를 바라는 이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람들이다.


누구도 그 어느 누구에게 마음에서 우러난 감정으로 대하지 못한다. 자기가 부족한 점은 어떤 수를 써서든 과대포장해야 하고, 타인의 잘난 점은 가차 없이 끌어내려야 내가 살아나는 구조가 된다. 세상이 그렇다 보니 어딜 가서든 사람들은, 틈만 나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게 남을 해치고 종국에는 자신을 죽이는 행위란 걸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누구도, 우리가 혹은 내가 잘 났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인정하려 들지도 않는 세상이니, 스스로가 뛰어난 사람이란 생각을 갖고 있지 않으면 버텨내기 힘든 세상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과연 잘난 사람민가, 하고 말이다. 내게 돌아올 대답이 무엇인지 이미 나는 알고 있다. 결코 나는 잘난 사람이 아니다. 다만 아닌 척할 뿐이다. 최소한 잘난 구석 하나쯤은 있다고 꾸며야 하고, 그게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에게 드러나야 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생각하면 할수록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약하지만 센 척해야 하고, 못난 모습을 감춰서라도 잘난 사람으로 둔갑해야 한다는 것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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